코스피 2400선 돌파…개인투자자 '사자' 행진
은행 예적금 줄고 신용대출·신용융자 급증세
"투자금 손실 위험에 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

▲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사진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국민은행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주식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빚투'(빚내서 투자) 열기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쇼크로 증시가 요동치던 지난 3월 역대급 주식 투자 광풍을 일으켰던 '동학개미'(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은행, 증권사 등 여기저기서 자금을 끌어와 주식 매수에 올인하고 있다. 무리한 단기차익을 노린 '빚투' 열풍이 막대한 투자손실은 물론 하반기 증시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코스피는 전날보다 36.82포인트(1.54%) 오른 2423.20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가 장중 2400선을 웃돈 것은 2018년 6월 18일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지수는 전장보다 9.73포인트(0.41%) 오른 2396.11로 출발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개인투자자들은 장 초반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지만, 오전 10시48분을 기해 '팔자'로 방향을 틀었다. 오후 1시 기준 개인은 1869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달 말부터 '사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476억원 순매수를 시작으로 31일에는 4716억원을 사들였고 이달 3일 6237억원, 4일 1844억원, 5일 4315억원, 7일 8534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에도 개인투자자들은 3523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종 3396억원, 화학업종 1999억원, 전기전자업종 1125억원, 서비스업종 976억원, 건설업종 235억원 등의 순이었다. 

코로나 사태로 증시가 휘청이던 증시를 단기간에 끌어올린 주인공은 바로 동학개미들이다. 지난 3월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사상 최대 수준인 11조1869억원을 순매수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순매수 규모가 32조원에 달한다. 

동학개미의 주식투자 열풍에 힘입어 코스피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젊은 개인투자자의 '묻지마 투자'에 대한 경고도 만만치 않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신용융자를 통한 주식 매수가 현금거래에 비해 더 큰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빚까지 내가며 주식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의 증가세는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지난달 24일 기준 코스피·코스닥시장의 전체 신용융자 잔고는 14조4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10일 사상 처음으로 13조원을 돌파한 지 불과 14일 만에 다시 14조원을 넘어선 것이다. 

신용융자 잔고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세계 증시가 급락한 지난 3월 하순 6조원대로 떨어진 뒤 같은 달 26일부터 최근까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 융자는 주식을 사기 위해 증거금(신용거래 보증금)을 내고 증권사에서 돈을 빌리는 것으로, 융자받은 날로부터 150일 이내에 상환해야 한다.

최근 은행 예·적금 규모가 줄고 개인신용대출액이 급증하는 것도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동학개미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다. 초저금리 기조에 은행 예금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신규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120조1992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6760억원(2.28%) 늘었다. 사상 최대 증가세를 기록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급증세다. 또한 5대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올해 들어 6월까지 14조원 가까이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식으로 몰려간 개인투자자의 자금 상당 부분은 결국 은행 예·적금을 깨거나 개인신용대출, 신용융자 등 은행과 증권사 빚에서 온 것"이라며 "무리하게 빚을 내 매수에 뛰어드는 개미들의 반대매매 등 손실 위험은 물론 증시의 투자심리·수급변화에 따른 단기 변동성 확대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