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량 증가에 보험은 울상, 차는 교체수요증가 기대감

▲장마와 집중호우가 길어지면서 산업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완성차업계의 경우 침수차량 증가로 차량교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한 아파트 단지의 지하주차장에서 침수 차량을 빼내는 모습.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장마와 집중호우가 길어지면서 산업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손해율이 치솟은 보험업을 필두로 여행‧빙과‧냉방기기업계가 울상인 반면 교체수요가 늘 것으로 보이는 차‧가전업계와 피해복구에 나설 건설업계에선 실적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1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부지역은 지난 6월 24일 장마가 시작돼 이날까지 49일간 비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2013년의 49일과 함께 역대 가장 장마가 길었던 해로 기록됐다. 이번 장마는 이달 중순까지 계속될 예정이어서 최장 기록도 새롭게 쓰일 예정이다.

경제 피해도 커지고 있다.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0일부터 한 달간 전체 12개 손해보험사로 접수 된 차량 피해건수는 7122건으로 추정 손해액은 717억으로 잠정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11년(993억원) 이후 최대 수치다. 앞으로 피해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차보험 손해율이 급등하면서 손보사들도 울상이다. 손해율은 손보사들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손보업계 대표회사인 삼성화재의 주가는 장마가 시작된 지난 6월 20만원대에서 최근 16만원대로 떨어졌다. 현대해상 역시 같은 기간 2만7000원대에서 2만2000원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빙과업계도 울상이다. 애초 기상청이 지난 5월 '여름철 기상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여름철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0.5~1.5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빙과업계 주가도 급등했지만 장마가 길어지고 서늘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방향을 돌렸다. 빙그레의 경우 지난 4월 8만원대까지 올랐던 주가가 현재 6만원 아래를 밑돌고 있다.

이밖에도 신일전자 등 냉방기기 전문 중견업체들이나 국내 여행에서 활로를 찾던 여행업계도 울상을 짓고 있다.

반면 완성차업계는 침수차량 교체 수요 증가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5사의 지난달 판매량이 2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한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상황에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더욱 커진 셈이다. 주가도 강세다. 판매 회복세가 두드러진 현대차의 경우 10만원 아래서 맴돌던 주가가 최근 며칠 새 급등, 현재 17만원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주택 침수로 망가진 가전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종합 가전업체의 수요 증가 기대감도 매한가지다. 에어컨을 대신한 제습기업체들도 톡톡한 매출 효과를 보고 있다.

향후 복구 과정에서는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건설업계의 수혜도 예상된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역대급 장마에 따라 피해도 역대급”이라며 “장마가 끝나면 지역별 중소형업체들이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적극적인 피해 복구와 소득지원으로 이번 장마를 오히려 내수진작의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