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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규제와 떡볶이, 그리고 배민
떡볶이연구소 만들면서까지 추진한 한식세계화 관주도로 실패
배민, 온갖 역경딛고 베트남에 떡볶이 진출시켜 K푸드 열풍
규제보다 샌드박스 적용으로 기업 세계 진출 적극 지원해야
2020년 08월 14일 (금) 14:14:16 김흥수 기자 saxofone@smedaily.co.kr

얼마 전 싸이월드(Cy World)가 종료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IT업계에 종사하는 한 지인은 싸이월드가 페이스북을 능가할 수 있었지만 쓸데없는 규제로 망가졌다며 안타까워했다. 싸이월드가 페이스북보다 먼저 출발했고 친구를 연결하는 시스템이나 수익모델 등도 페이스북보다 한 수위였다는 평가였다.

주지하듯이 페이스북은 창시자인 주커버그를 세계 최고의 갑부 반열에 올려놓은 컨텐츠다. 지인의 평가가 맞는다면 주커버그가 벌어들인 돈은 모두 우리나라에 들어왔을 것이다.

방탄소년단(BTS)의 음악은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킨다. BTS가 팔고 있는 것은 듣기 좋은 단순한 음악이 아닌 대한민국의 혼(魂)이고 정신이다. ‘Made in Korea’가 아닌 ‘Republic of Korea’라는 의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60년 전 이미 BTS에 버금가는 뮤지션인 신중현이 있었다. 세계 최고 기타 회사인 펜더(Fender)는 그를 위한 기타를 만들어 헌정했을 정도다. 신중현뿐만 아니다. 80~90년대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전인권이나 서태지도 음악이라면 BTS에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은 각종 규제로 발이 묶이면서 전 세계로 뻗어 나가지 못 했다. 왜색 가요다, 퇴폐적이다, 복장이 불량하다 등등의 이유를 들어 방송출연을 규제하고 음반 판매를 막았다. 신중현과 전인권, 서태지를 규제했던 잣대가 지금까지 유지됐다면 BTS의 무대는 전 세계가 아닌 이름없는 라이브카페가 되어 있지 않을까 싶다.

전 세계에서 한국인만 먹는 음식을 꼽으라면, 그 중 하나는 떡볶이다. 떡과 고추장이 한국 토속 음식이니, 이 둘을 버무려 만든 떡볶이를 외국에서, 외국인이 만들어 먹는 모습은 상상하기 어렵다.

이명박 정부 시절 세금을 1000억원이나 쏟아 부었다가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업이 ‘한식의 세계화’다. 이명박 정부는 ‘떡볶이 연구소’까지 출범시켜가며 떡볶이의 세계화를 추진했지만 실패했다. ‘공무원 하는 일이 다 그렇지’라는 한탄 속에 시쳇말로 ‘국밥처럼 시원하게 말아먹은’ 사업이 됐다.

그랬던 떡볶이가 최근 베트남 호치민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국내 분식 프랜차이즈 '죠스푸드'가 죠스떡볶이로 하루 300건 이상의 주문을 받고 있다고 한다. 대기업이 아닌 분식 프랜차이즈가 해외 진출에 성공한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죠스푸드의 베트남 사업 성장의 배경에는 국내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있다.

배민은 지난해 6월 베트남에서 'BAEMIN(배민)' 앱을 출시하며 시가총액이 수십조에 달하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베트남 현지에서 경쟁을 시작했다. 배민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에 'K푸드'를 착안하고 죠스푸드와 함께 베트남 시장을 두드렸다. 배민의 오토바이가 한국의 고추장에 담긴 우리의 맛과 정신을 배달한다. 죠스푸드 뿐 아니라 카페 프랜차이즈 아띠제도 배민에 입점해 베트남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배민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M&A가 주목을 받고 있다. 공정위가 시장 경쟁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겠지만, 이처럼 해외진출이 가져오는 효과를 간과해선 안 된다. 그 더운 베트남에서 그 매운 떡볶이에 열광하는, 상상 밖의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 음식의 세계적 경쟁력을, 한국 기업들의 비즈니스 역량을 우리 스스로 폄하하고 발목잡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싸이월드를 말아먹고 신중현의 못다 부른 노래를 60년 후에야 세계로부터 인정받는 역사를 되풀이할까 두렵다.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규제는 반듯이 철폐해야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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