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사업부문 분사 가능성에 투심 악화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1위 기업 LG화학 주가가 배터리 사업부문 분사 가능성에 급락했다. 그동안 주가 ‘100만원’을 염원했던 투자자들의 우려가 시장에 반영된 모습이지만 향후 분할로 기업 전체의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LG화학 주가는 전일 대비 3만9000원(5.37%) 떨어진 68만7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주가 급락은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중인 배터리 사업 분사설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을 하는 전지사업부를 분사하기로 하고 17일 이사회에서 확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분사 방식은 LG화학에서 전지사업부만 물적 분할해 LG화학이 100% 지분을 가진 자회사로 거느리는 방식이 유력해 보인다.

현재 그 목적에 대해서는 전기차 배터리 성장을 위해 상장을 통한 투자자금 확보를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LG화학은 테슬라, 현대차, 폴크스바겐 등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에 배터리를 납품하고 있으며 전기차 배터리 수주 잔량은 150조원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수주물량 소화를 위한 공장 신설 등에 막대한 자금은 매년 3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화학 주가가 배터리 사업부문 분할 가능성에 급락했지만 투자 불확실성보다 기업가치 상승 효과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LG화학이 배터리 공급사로 선정된 미국 아마존 물류 로봇.

이에따라 LG화학의 분할은 투자 불확실성보다 기업 가치 상승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LG화학은 그동안 석유화학 사업 등에서 남긴 이윤으로 전지사업 투자를 집행하면서 투자에 차질을 빚거나 투자 규모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분할과 상장을 통해 자금이 현실화된다면 분할로 인한 기업 전체의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LG화학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전지사업부문 분사를 꾸준히 검토해왔다. 앞서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는 "배터리 사업 분사와 관련해 사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등 외부 악재가 이어지면서 최종 분할 결정을 유보해오다가 지난 2분기에 전기차 배터리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분할을 위한 시장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분기 LG화학 전체 매출액은 6조9352억원, 영업이익은 5716억원이며, 이 가운데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전지 부문의 매출은 2조8230억원, 영업이익은 1555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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