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보험민원 2만7029건…전체 민원의 59% 차지
DGB생명·에이스손보 등 중소형사 불완전판매 심각
"소비자피해 우려…민원다발 보험사 집중 관리해야"

▲ 은행과 카드사, 증권사 등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고객민원이 월등히 많은 보험업계가 올해 상반기에도 '민원왕' 오명을 이어갔다. 사진은 서울 충정로에 위치한 DGB생명 본사 모습. 사진=DGB금융지주 제공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보험업계가 좀처럼 '민원왕'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사의 고객민원은 나란히 1만건을 넘어서며 은행·카드·증권 등 다른 업권을 크게 압도했다. 특히 고객불만을 야기하는 불완전판매가 외국계·중소형 보험사에 집중되면서 이들에 대한 금융당국의 관리·감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접수된 금융민원은 총 4만592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3만9924건)보다 15.0%(5998건) 늘었다. 이중 금융민원 처리건수는 4만2392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9.3%(3609건) 증가했다. 

상반기 은행 민원은 6107건으로 1년 전보다 30.7%(1433건) 늘었고 신용카드사(3262건)는 7.3%(221건), 대부업체(1616건)는 9.5%(140건), 신용정보회사(1261건)는 0.1%(1건), 상호금융(944건)은 34.7%(243건) 확대됐다. 반면 저축은행(633건)과 할부금융사(548건)는 각각  2.8%(18건), 22.3%(157건) 줄었다.  

증권회사, 투자자문회사, 자산운용회사, 선물회사 등을 포함한 금융투자 민원은 3733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83.2%(1695%) 증가했다. 이는 환매 지연된 사모펀드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선물 연계상품 관련 민원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증권사의 경우 주식 매매 관련 민원이 14.5%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보험 부문의 민원 규모는 다른 업권보다 월등히 많았다. 상반기 생명보험 민원은 1만873건으로 1년 전보다 9.0%(902건) 증가했다. 보험상품 설명 불충분 등을 이유로 한 모집관련 유형의 민원 비중이 53.7%로 앞도적으로 높았고 보험금 산정·지급(17.5%), 면·부책결정(11.3%), 계약의 성립 및 해지(3.5%) 등의 순이었다. 

손해보험 민원은 1만6156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9.2%(1367건) 확대됐다. 이는 은행권 민원에 비해 3배 가량 많은 수준이다. 손해보험 민원에서 보험금 산정·지급 관련 민원이 43.3%로 가장 많았고 계약의 성립·해지(10.2%), 보험모집(7.5%), 면책․부책결정(6.7%) 등이었다.  

이로써 올 상반기 금융민원에서 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58.86%로 은행(11.6%), 중소서민(19.71%), 금융투자(8.13%) 등을 크게 앞섰다. 그동안 고객민원 규모에서 다른 금융업권을 앞도했던 보험권이 여전히 '민원다발'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 민원은 보험상품 판매하거나 보험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특히 고객모집 과정에서 외국계·중소형 보험사들의 공격적인 영업드라이브가 불완전판매 양산, 민원 증가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보험금 지급 여부를 놓고도 보험사와 고객 간 분쟁이 흔하게 일어난다.

일부 중소형사의 불완전판매율은 수년째 업계 최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생명·손해보험협회의 공시자료를 보면 지난해 DGB생명(0.91%), KDB생명(0.79%), 처브라이프생명(0.57%), KB생명(0.45%)의 불완전판매비율이 업계평균(0.19%)을 훌쩍 넘어섰다. 

손보사의 경우에는 에이스손보의 불완전판매비율이 0.39%로 가장 심각했고 AIG손보(0.14%), 롯데손보(0.08%), 흥국화재(0.07%) 등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손보업계의 불완전판매비율 평균은 0.07%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 민원이 다른 업권에 비해 유독 많은 것은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설계사에 대한 교육·관리 시스템이 취약하고 전반적인 민원관리 역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불완전판매와 민원이 많은 보험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집중적인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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