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사별 RBC비율 격차 갈수록 확대
'RBC비율 꼴찌' 하나손보 자본확충 나서
실적확보에 자본확충 부담까지 '첩첩산중'

▲ 중소형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중소형 보험사의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23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 건전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보헙업계가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등 자금수혈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보험사별 RBC비율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는 모양새다. 실적 부진에 돈줄마저 바짝 마르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들의 앞날에 가시밭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의 RBC비율은 277.2%로 3월 말 대비 10.0%포인트 올랐다. 주가 회복과 시장금리 하락, 당기순이익 증가 등으로 가용자본이 11조4000억원 늘어난 것이 RBC비율 상승세를 이끌었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자본량(가용자본)을 손실금액(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 재무 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보험업법은 보험금지급 의무 이행을 위해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의 권고치는 150%다.

생명보험사의 RBC비율은 292.6%를 기록했고, 손해보험사는 248.6%였다. 이는 1분기 대비 각각 11.4%포인트, 7.0%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보험사별로는 중소형사의 RBC비율 격차가 뚜렷했다. 금감원의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 공시를 보면 생명보험사 중 교보라이프플래닛의 RBC비율은 693.48%로 전분기보다 443.6%포인트 가량 급등하며 업계 1등을 차지했다. 

이어 푸르덴셜생명(456.42%), 오렌지라이프생명(406.77%), BNP파리바카디프생명(401.97%), 교보생명(355.73%), 라이나생명(339.66%), 삼성생명(337.10%), DGB생명(325.25%) 등이 업계 최상위 수준을 보였다. 

반면 DB생명(163.44%)과 IBK연금보험(166.43%), 흥국생명(187.07%), 농협생명(193.71%) 등은 RBC비율이 200%를 넘지 못했다. 

손해보험사의 경우에는 AIG손보 390.35%, 삼성화재 318.55%, 한화손보 261.23%, BNP파리바카디프손보 251.94%, 메리츠화재 227.18%, DB손보 219.55%, 농협손보 213.65% 등의 순으로 RBC비율이 높았다. 

특히 하나손보의 RBC비율은 121.99%를 기록, 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금감원 권고치(150%)를 밑돌았다. MG손보(176.74%)과 롯데손보(177.01%), KB손보(187.67%), 흥국화재(181.89%) 등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MG손보과 흥국화재, 롯데손보의 RBC비율은 1분기 대비 각각 72.45%포인트, 5.51포인트, 2.81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하나손보는 6.33포인트 하락했다. 상반기 생보업계과 손보업계의 평균 RBC비율은 각각 292.64%, 248.63% 수준이다.  

이처럼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소형사들은 올 하반기 자본확충에 나서며 RBC비율 끌어올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하나손보는 지난 7월 12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최대주주인 하나금융지주를 대상으로 신주 3022만6000주를 주당 4168원에 발행했다. 이번 증자로 하나손보의 RBC비율은 200%대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2년 뒤에 IFRS17 도입이 현실화되면 업체별 재무안정성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자본확충에 나선다고 해도 실적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밑빠진 독에 물붙기'가 될 공산이 커 중소형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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