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대출 절반이 20% 이상 고금리 적용
대출 잔액 6.3조원, 차주수 68만1000명 달해
초저금리 혜택 못받아…"이자장사 비판 커져"

▲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고객의 절반이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초저금리 기조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등으로 금융권의 대출금리가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고객 상당수는 여전히 법정금리 상단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신용대출을 이용하는 차주 10명 중 5명은 연 20% 이상의 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상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소득절벽에 직면한 서민가계의 빚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에서 영업 중인 79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총 1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대별 평균금리를 살펴보면 대출금리 10%미만 신용대출 잔액은 4000억원(차주수 3만8000명)에 불과했고, 대출금리 10%이상~15%미만은 2조5000억원(12만9000명), 대출금리 15%이상~20%미만은 7조1000억원(50만3000명)이었다. 

고금리 구간인 대출금리 20%이상~24%미만 신용대출 잔액은 5조2000억원, 차주수는 51만4000명에 달했다. 대출금리 24%이상 잔액도 1조1000억원(차주수 16만7000명)을 나타냈다. 가계 신용대출 금리가 20%를 넘는 차주(68만1000명)가 전체(135만1000명)의 50.41%에 달하는 셈이다. 

반면 법인의 신용대출 잔액은 대출금리 10%미만이 4조3000억원으로 전체 잔액(4조8000억원)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출금리 10%이상~15%미만은 2000억원, 15%이상~20%미만은 3000억원이었다. 

개인사업자의 경우 대출금리 10%미만이 2000억원, 10%이상~15%미만은 1000억원, 15%이상~20%미만은 5000억원, 20%이상~24%미만은 5000억원, 20% 이상은 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저축은행들이 기대 만큼 금리인하 경쟁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앞서 금융위원회 자문기구인 금융산업 경쟁도평가위원회는 '저축은행업 경쟁도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에도 고금리가 지속되는 등 저축은행의 소비자 편익 제고가 미흡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들은 초저금리에 따른 금리인하 효과를 볼 수 있는 변동금리가 아닌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은행 등 다른 업권에 비해 저소득·저신용자와 다중채무 등 취약차주가 많은 만큼 부실율 등이 감안된 결과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저축은행업계는 이자수익 확대 등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6840억원으로, 직전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상반기(5976억원) 대비 14.5% 늘었다. 

이러한 호실적은 가계신용대출 등 대출자산을 크게 늘리면서 이자이익을 확대한 영향이 컸다. 상반기 저축은행의 이자이익은 1년 전보다 2651억원(12.3%) 증가한 2조4268억원이었다. 비이자손실과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각 794억원, 461억원 확대됐지만 이자이익이 대폭 늘면서 순익을 끌어올렸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와 초저금리 기조에도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차주 대부분은 여전히 20% 이상의 고금리 부담을 안고 있다"며 "주고객층이 중·저신용자인 업권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지만 실적을 위해 이자장사에 몰두한다는 시장 불신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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