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검증도 없이 공사…설계사 “면진장치 안전성 심각한 결함” 설계보고서 회수

[중소기업신문=김두윤 기자] 정부가 1300억원이 넘는 혈세를 투입해 계룡건설산업이 건설중인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공주센터 신축공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공주센터는 지진·피폭·EMP 등 각종 재난시에도 국가 중요데이터를 차질 없이 제공하기 위해 지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규모 터널 공사와 EMP방호시설이 포함됐으며, 행정안전부가 관리하는 국가중요시설 최초로 면진공법을 적용해 고강도 지진에도 대비가능한 특수건축물로 설계됐다. 2022년 3월 준공이 목표다.

공사 계획 발표 당시 김명희 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장은 “공주시, 정부청사관리본부, 시공사 등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2022년까지 차질 없이 구축을 완료하고 어떠한 재해·재난에도 중요 전자정부서비스가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설계사 내용증명 관련자료 일부 캡쳐.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하지만 지진에 대비한 면진공사에서 계룡건설의 부실시공 의혹이 제기되면서 실제는 다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공주센터 공사에 쓰인 면진장치가 시공전 의무절차인 제3자 전문가 검증이 끝나기도 전에 반입됐으며, ‘장치 인장시험’과 ‘내구성 시험’ 자료도 없었다. 또한 당초 설계규모도 13억원대였지만 실제 관련 공사는 6억원에 납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따라 설계업체는 ‘안전성 결함’을 이유로 설계보고서 등을 회수조치하겠다는 내용증명을 계룡건설에 전달한 상태다. 그만큼 위험 가능성이 크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계룡건설은 지난 5월 28일자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공주센터 신축공사를 수주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행안부는 ‘건설기술진흥업무 운영규정’을 개정해 기술형입찰 설계기간을 연장하라는 국토부의 권고에도 공사가 시급하다며 입찰을 지속했지만 8번이나 유찰됐다가 결국 2018년 12월 계룡건설산업이 시공사로 선정됐다.

효과도 물음표다. 서 의원의 요청에 따라 한국면진제진협회 등 전문가들이 진행한 ‘민간데이터센터 및 공주센터 면진공사 비교표’에 따르면, 면진 장치의 성능 지표 중 하나인 면진층 변위 값이 민간 3개 사의 데이터센터가 평균 500mm인데 반해 공주센터는 83mm에 불과했다. 이를 기준으로 민간 데이터센터는 리히터 규모7 수준의 지진을, 공주센터는 규모6~6.5 수준의 지진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 의원은 “더 이상 대한민국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닌 만큼 공주센터가 설립 목적에 맞게 건축될 수 있도록 행안부 차원의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계룡건설 측은 “문제가 된 부분은 시방서 기준으로 필수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에 대한 부분”이라며 “자체적으로 외부 연구의뢰를 맡겨 진행했고 시방서 기준으로 공사를 해서 공사에 문제는 없다”고 부실시공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서범수 의원실에 따르면 계룡건설은 지적과 관련해 “검증 통과 없이 공사를 진행한 부분은 인정한다. 시험성적서 보완 자료를 제출해서 이달 말까지 해결을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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