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르노삼성에 이어 기아차도 쟁의절차 돌입

▲기아차 노조는 4일 소식지를 통해 2020년 임금 단체협상과 관련해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73.3%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최근 완성차업체 노조가 잇따라 쟁의절차에 돌입하면서 파업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코로나19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완성차업계에 파업 전운이 감돌고 있다. 애초 맏형격인 현대차 노사가 무분규 타결에 성공하면서 다른 기업들도 무난한 임단협 타결이 기대되기도 했지만 오히려 쟁의절차에 돌입하는 노조가 늘어나면서 연쇄 파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4일 소식지를 통해 2020년 임금 단체협상과 관련해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73.3%가 찬성했다고 밝혔다.

투표 대상은 소하·화성·광주·판매·정비 등 각 부분 전체 조합원 2만9261명으로, 이중 지난 3일부터 진행된 투표에 2만1457명이 참석해 89.61%의 투표율을 보였다.

기아차 노조는 이미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한 상태여서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으면 합법적 파업이 가능해진다. 실제 파업에 돌입하면 9년 연속 파업이 된다.

노조는 사측과 9차례의 임단협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노조는 ▲ 기본급 12만원 인상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 기존 공장 내에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계열사인 현대차 노조가 지난 9월 11년 만에 기본급 동결하는 등 2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에 성공한 것과 대비된다. 현대차 노사는 교섭을 시작한 지 불과 40일 만에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문재인 대통령도 “노사가 함께 미래 자동차산업 변화에 대응하고, 고용안정과 부품 협력사 상생을 위해 채택했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에따라 연쇄파업에 대한 완성차업계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한국GM 노조는 잔업과 특근 거부에 이어 지난달 말 부분 파업을 진행했으며 추가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차기 노조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교섭을 중단했던 르노삼성 노조도 이미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시장 불투명성이 높아지고 있고 부품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는 전혀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부분파업에 들어간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밝혔다.

해마다 ‘고래싸움에 등 터진 새우’ 신세가 됐던 협력업체들도 울상이다. 자동차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납품 물량이 줄고 유동성 마저 고갈된 상황에서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추면 부도 등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된다”며 “완성차업체 노사가 반드시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