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생산 능력에 백신‧치료제 위탁생산계약 잇따라
셀트리온 등 국내 바이오기업 치료제 개발도 속도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한국 바이오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의 백신 위탁생산계약이 잇따르면서 한국이 코로나 백신의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고품질의 의약품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는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능력에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속에 각인된 ‘K-방역’ 신뢰도가 맞물린 결과다. 코로나 초기 마스크와 진단키트로 뜬 ‘K-바이오’가 이젠 치료제·백신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5월 미국 일라이릴리와 경증 코로나19 환자용 항체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맺고 현재 물량을 생산중이다. 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환자의 혈액에서 항체를 추출해 만든 의약품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릴리는 올해 말까지 최대 100만개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를 만들어낼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에도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생산 계약을 맺은 바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위탁생산계약이 잇따르면서 한국이 코로나 백신의 생산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 초기 마스크와 진단키트로 뜬 ‘K-바이오’가 이젠 치료제·백신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은 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제4공장 착공식.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생산시설인 제3공장(18만ℓ)을 보유중이며, 오는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제4공장(생산량 25만6000ℓ)을 건설하고 있다. 특히 제4공장은 세포주 개발부터 완제 생산까지 한 공장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슈퍼 플랜트'로 설계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지난 7월와 8월 각각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 CMO 계약을, 노바백스와 코로나19 백신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임상시험에 필요한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고 향후 상업용 생산에도 대비하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생산을 위해 안동 백신공장 L하우스의 연간 생산량을 기존 1억5천만 도스(dose·1회 접종분)에서 3배 이상인 약 5억 도스까지 확대했다.

GC녹십자의 경우 다국적제약사에서 개발하는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기로 국제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합의했다. 지엘라파의 경우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 V' 일부를 생산할 예정이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이 까다로운 백신이나 치료제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대규모 설비와 기술력을 보유한 나라는 많지 않다”며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생산 능력에 한국이 코로나19에 안전한 나라라는 인식이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기업들의 치료제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의 경우 현재 코로나19 항체치료제 CT-P59을 단독으로 개발해 경·중등증 환자 대상 임상 2/3상 단계를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은 올해 연말 조건부 승인에 대비, 이미 국내에 사용할 10만명분의 치료제를 생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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