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생명·손해보험사 순익 6.1% 늘어
코로나 반사이익·점포 통폐합 등 영향
국내외 업황 악화에 감량경영 속도낼 듯

▲ 코로나발 영업 위축과 초저금리 기조로 인한 투자수익 하락 등 보험업황 악화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보험업계가 점포 통폐합 등 감량경영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사진=pixabay

[중소기업신문=이지하 기자] 보험권이 실적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반사이익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수익성 방어에 가까스로 성공했지만 향후 실적전망에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기 때문이다. 코로나발 영업 위축과 초저금리 기조로 인한 투자수익 하락 등 보험업황 악화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생명·손해보험사들은 점포 통폐합 등 비용절감을 통한 감량경영에 고삐를 죄는 모습이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손보사들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423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2% 늘었다. 이자수익이 1867억원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여파에 자동차 사고와 병원 진료가 크게 줄면서 자동차 보험 손해율과 장기 보험 손해율이 각각 4.5%포인트, 0.3%포인트 낮아진 덕분이다.

생보업계 실적도 개선세를 보였다. 올 3분기 생보사의 누적 순익은 3조151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순익이 2.6% 적었는데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이로써 국내 보험사의 3분기 누적 순익은 총 5조574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1%(3195억원) 늘었다. 손보사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줄어든 야외 활동에 힘입어 영업 손실을 크게 줄였고, 생보사들은 방카슈랑스(은행) 채널을 통해 저축성 보험 판매를 늘리는 데 성공한 결과다.

반면 환율과 금리가 떨어지면서 손보사와 생보사의 투자 영업이익은 각각 984억원, 1412억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보험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59%로 작년 동기와 같았지만, 자기자본이익률(ROE)은 5.47%로 작년 동기보다 0.26%포인트 떨어졌다. 생보사의 ROA와 ROE는 각각 0.45%, 4.61%, 손보사의 ROA와 ROE는 각각 1%, 7.56%를 기록했다. 

문제는 보험업계의 영업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례없는 초금리 기조로 인해 투자여건이 악화돼 운용자산이익률이 하락하고 책임준비금 적립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해외투자자산 등의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국내 24개 생보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30%로 1년 전보다 0.05%포인트 떨어졌다. 고객에게 보험료를 받아 만기가 길고 상대적으로 안전한 국공채에 투자하는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시장금리에 연동하는 만큼 금리가 내리면 투자수익도 줄어들게 된다. 

수익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보험업계의 '생존 다이어트' 역시 계속되고 있다. 올 6월 말 기준 생보사의 점포수는 총 2960개로 지난해 6월(3107개)에 비해 147개(4.73%) 줄었다. 특히 삼성·교보·한화·농협생명 등 생보사 '빅4'의 점포 수는 1968개로 1년 전(2039개)보다 71개(3.48%) 감소했다.  

손해보험업계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올 6월 말 국내에서 영업 중인 손보사의 점포수는 총 2913개로 1년 전(2945개) 보다 32개(1.09%) 쪼그라들었다. 삼성·현대·DB·KB손보 등 손보사 '빅4'의 점포수는 지난해 6월 말 1846개에서 올 6월 말 1824개로 22개(1.19%) 감소했다.   

이처럼 보험권의 점포가 빠르게 줄어드는 배경에는 비대면채널을 이용한 금융거래가 급증하면서 점포 생산성이 크게 저하된 영향도 있지만, 초저금리 기조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고금리대출 규제 등 영업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실적개선을 위한 비용절감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영업환경과 대외 투자환경도 악화일로를 걸으면서 보험사들의 수익성 하락 우려감이 큰 데다 건전성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생존을 위한 보험사들의 몸집 줄이기 행보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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