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에 고가아파트서 덜 오른 강북으로 매수세 이동

[중소기업신문=박진호 기자] 서울 강북 아파트값 평균 상승률이 강남 아파트값 상승률을 앞질렀다. 무려 12년 만이다. 올해 고가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세지면서 상대적으로 덜 오른 강북 지역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탓으로 분석된다.

3일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서울 한강 이북 14개 구 아파트값의 평균 상승률은 12.79%로, 한강 이남 11개 구 평균 상승률(10.56%)보다 높았다. 구별로는 지난해 말 대비 노원구(19.02%)가 가장 높았으며 종로구(6.22%), 서초구(6.30%), 용산구(6.91%)가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강북 아파트값이 강남 보다 더 뛰어 오른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2008년 당시 강북 아파트값은 9.36% 상승했지만, 강남 아파트값은 1.94% 하락했다. 뉴타운 개발 광풍으로 재개발 사업지가 많은 강북 지역의 아파트값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강남 아파트값은 이듬해인 2009년 3.94%로 상승 반전하면서 강북의 상승률(0.94%)을 앞질렀고, 두 권역의 아파트값이 모두 하락했던 2010∼2013년을 제외하곤 강남이 계속 우위를 유지했다.

올해 들어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3월까지만 해도 강남이 강북보다 높았으나 4월부터는 강북이 강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4월과 5월은 부동산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간 종료일(6월 30일)을 앞둔 시점이었기 때문에 강남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이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6월부터는 서울에서 30대 이하의 '패닉 바잉'(공황 매수)이 급증한 시기로, 자금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젊은 층의 수요가 중저가 아파트에 집중되며 강북 아파트의 가격이 많이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 8월부터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 시행 여파 등으로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강북 아파트의 매수세가 더 거세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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