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못내는 '한계기업' 급증, 경기 불안감 고조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 1년 새 두 배 늘어 한전 등 에너지 공기업·이마트 등 유통기업 악화

2023-10-10     김성화 기자
한국전력을 비롯한 에너지 공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으로 낮아지며 한계기업에 포함됐다. 사진/연합뉴스

벌어들인 수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한계기업’ 숫자가 급증하며 경기침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 기업 경영분석 연구소 리더스인덱에 따르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 수는 지난해 상반기 47개에서 올해 상반기 98개로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이자비용을 영업이익으로 나눈 수치로, 1 미만이면 영업이익이 이자비용보다 적기에 재무건정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자보상배율이 3년간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을 뜻하는 '좀비기업'이라 부른다.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0 미만인 기업은 37개다.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 기업에는 최근 전기세 인상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진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해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지역난방공사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함께 이마트, 롯데쇼핑, 호텔롯데, 컬리 등 유통 기업도 상당수 재무건정성이 악화됐다.

반면 코리안리(1810.2) 한전KPS(666.5), 롯데정밀화학(364.6), BGF리테일(326.4), 삼성화재(313.9), 대한제강(215.1), LX세미콘(187.6), 현대엔지니어링(185.6) 등은 높은 이자보상배율을 보였다.

기업계 전반적으로도 재무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올해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제출한 347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지난해 4.42 대비 3.26p 떨어진 1.16을 기록했다.

조사 대상 기업의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49조6752억원에서 89조3천208억원으로 41.7% 줄었으며, 이자 비용은 33조8807억원에서 75조694억원으로 121.6% 늘었다.

21개 업종별로 보면 조선과 기계설비 업종만 지난해보다 이자보상배율이 1.3에서 5.2로 상승했고 나머지 20개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제약(10.8)과 보험(8.3), 자동차 및 부품(6.5), 통신(5.3) 등은 양호한 이자보상배율을 보였지만, 공기업(-2.5), IT 전기전자(-0.45) 등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부진한 IT 전기전자 업종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2.5% 하락했으며, 이자비용은 116.8% 증가했다. 이외 석유화학업종과 운송, 제약, 철강 등 업종도 영업이익이 크게 떨어지며 이자비용 부담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