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P비용 절감…엑시노스 탑재 전략 통했다

작년 모바일 AP 매입액 11.7조 전년대비 인상폭 둔화
올해 효과 더 가시화…퀄컴과 가격 협상력 확보 기대

2024-03-19     박서린 기자
17일(현지시간) 미국 새너제이에 위치한 SAP센터에서 개최된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에서 삼성전자 MX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AI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을 혁신하는 '갤럭시 S24 시리즈'를 공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퀄컴 제품으로 단일화해 AP 납품 단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삼성전자가 엑시노스의 부활로 원재료 가격 인상을 잡고 협상 경쟁력을 확보했다.

19일 삼성전자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2023년 퀄컴·미디어텍 등으로부터 모바일 AP 솔루션을 매입하는데 사용한 비용은 총 11조7320억원이다.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역할을 하는 비메모리 반도체로 원가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2021년과 2022년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은 각각 7조6295억원, 11조3790억원이다. 2021년 AP 가격 상승 폭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에 반해 2022년에는 46% 오르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가 다시 탑재되면서 2023년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은 30%로 증가세가 완화됐다.

모바일 AP 자체만 놓고보면 2022년에는 9조3138억원이 들어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과 2조원가량 차이난다. 이를 감안하면 2023년 모바일 AP 매입액도 이와 유사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발열·성능 저하 등의 문제로 갤럭시S22 시리즈 이후 자취를 감췄던 엑시노스가 다시 돌아온 것은 갤럭시S23 FE부터다. 준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23 FE에는 전작 대비 성능이 개선된 엑시노스2200과 퀄컴의 스냅드래곤8 1세대가 병행 탑재됐다.

갤럭시S23 FE로 엑시노스의 성능을 시험했던 삼성전자는 호평을 받자 자사의 첫 인공지능(AI) 스마트폰인 갤럭시S24 시리즈에 엑시노스2400을 본격 채용하기 시작했다. 지역별로 갤럭시S24 기본 모델과 플러스에는 엑스노스2400을, 울트라에는 스냅드래곤8 3세대를 적용했다.

엑시노스를 탑재하기 시작했지만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에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은 데는 갤럭시S24 이전에 출시된 2023년도 플래그십 모델에 퀄컴 제품만 장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갤럭시S23 시리즈와 갤럭시Z 플립5·폴드5는 각각 109만대·105만대로 당시 역대 최다 사전 판매량을 경신했다.

역대 최다 사전 판매량 기록하고 원재료비가 올랐음에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가격이 유지된 것은 엑시노스를 통한 삼성전자의 비용 절감 전략이 통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비용 효율화를 통해 2023년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연간 매출은 112조41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 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13조100억원으로 14.3% 올랐다.

이외에도 지난해 갤럭시S23 시리즈·FE, 갤럭시Z 플립5·폴드5 등을 포함해 갤럭시A24·24·퀀텀4까지 총 7개의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갤럭시A24에는 미디어텍 헬리오 G99, A34에는 디멘시티 1080, 퀀텀에는 엑시노스 1380이 적용됐다.

자체 AP 탑재로 인한 모바일 AP 솔루션 매입액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는 올해부터 더욱 돋보일 전망이다. 올해 1분기부터 지난 1월 17일 출시된 갤럭시S24 시리즈의 판매량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갤럭시S24 시리즈는 2016년 출시된 갤럭시S7 이후로 최다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판매 추이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S24 시리즈의 출시 3주간인 올해 1월 28~2월 17일의 전세계 누적 판매 대수는 전작(갤럭시S23 시리즈) 출시 초기 3주 대비 8% 늘었다. 서유럽에서는 전작보다 28%, 미국에서는 14%, 한국에서는 22%를 웃도는 판매량을 보였다.

여기에 엑시노스로 인해 모바일 AP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퀄컴과의 협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그간 발열문제로 인해 퀄컴의 모바일 AP만 단독 탑재하면서 납품 단가 협상에 어려움이 많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4 판매량은 3600만대 수준으로 2016년 갤럭시S7(4900만대) 이후 8년만에 최대 판매가 예상된다”며 “향후 2년간 삼성전자는 갤럭시S24를 기바능로 온디바이스 AI 폰 점유율 55%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온디바이스 AI폰 글로벌 출하량은 삼성전자 주도 속에 연평균 83% 성장할 것”이라며 “향후 4년간 누적 출하량이 11억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