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허투, 1일부터 급여 등재…환자 편의↑

2024-04-01     손재원 기자
엔허투. 사진/한국다이이찌산쿄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HER2 양성 유방암·위암을 표적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엔허투'가 이날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는다고 1일 밝혔다.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는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이날부터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트라스투주맙과 탁산계에 모두 실패한 HER2 양성인 절제불가능한 또는 전이성 유방암을 대상으로 수술 후 보조요법을 받는 도중이나 투여 종료 6개월 이내 재발한 경우까지 인정된다.

또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 선암이나 위식도 접합부 선암으로 이전에 트라스투주맙·(플루오로유라실 또는 카페시타빈)·시스플라틴 치료를 포함해 2개 이상의 요법에 실패하고 HER2 과발현(IHC 3+ 또는 IHC 2+이면서 FISH 또는 SISH 양성) 전이성 위 선암이나 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이며 ECOG 수행능력 평가가 0 또는 1인 경우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된다.

이를 요약하면 기존에 치료 경험이 있는 암세포 특정인자(HER2) 발현 양성 전이성 유방암과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가 적용된다. 유방암은 투여 단계 기준 2차 이상·위암은 투여 단계 기준 3차 이상을 대상으로 한다. 

엔허투는 암세포 표면에 과발현된 특정 표적 단백질(수용체)에 결합하는 트라스투주맙과 동일한 구조의 단일 클론 항체·제1형 DNA 회전효소 억제제 페이로드를 종양 선택적 절단 링커로 연결한 차세대 ADC다.

차별화된 기전을 통해 HER2 양성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에서 기존 치료제 대비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을 4배 이상 연장했다.

또한 진행성·전이성 위암의 3차 이상 치료에서 HER2 표적치료제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1년이 넘는 전체생존기간(OS)을 입증한 바 있다.

이런 임상적 효과로 인해 국내 허가 전부터 의약품 최초로 국회 국민동의청원에서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청원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되기도 했다. 지난 2년간 엔허투®의 허가 또는 급여 적용을 촉구하는 6건의 국민청원이 제기돼 1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이번 엔허투의 급여 적용은 DESTINY-Breast03과 DESTINY-Gastric01 임상연구를 근거로 이뤄졌다.

DESTINY-Breast03 임상은 엔허투와 트라스투주맙엠탄신(T-DM1)의 유효성·안전성을 비교한 임상 3상 연구다. 엔허투 투여군의 mPFS는 28.8개월로 T-DMI 투여군의 6.8개월 대비 약 4배 높았다. 

주요 2차 평가 지표였던 전체생존기간(OS)은 엔허투군과 T-DM1군 모두 아직 중앙값에 도달하지 않았다. 다만 엔허투군은 T-DM1군 대비 사망위험을 36%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DESTINY-Gastric01 임상은 트라스투주맙과 플루오로피리미딘·백금기반 화학요법을 포함해 2회 이상의 치료 경험이 있는 위암·위식도 접합부 선암종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임상 2상 연구다.

임상 결과 독립중앙검토(ICR)에 의해 평가된 엔허투 투여군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51%로 나타났다. 이때 이리노테칸 또는 파클리탁셀을 투여한 대조군의 경우 ORR은 14%로 보고됐다.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 역시 엔허투 투여군은 12.5개월로 대조군의 8.4개월 대비 사망 위험을 41% 감소시켰다. mPFS는 엔허투군 5.6개월과 대조군 3.5개월로 각각 보고됐다.

김정태 한국다이이찌산쿄 대표이사는 "엔허투의 급여 과정에서 느낀 혁신 신약의 가치와 제약기업으로서의 사명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도 항암전문기업으로서 암 환자가 최선의 치료를 받고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 여정에 함께 하겠다"고 했다.

전세환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이사는 "이번 엔허투의 급여는 약가 협상 과정에서 복지부와 심평원·건보공단이 혁신 신약의 가치를 인정해준 결과"라며 "예후가 좋지 않았던 국내 HER2 양성 유방암·위암 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 애써 주신 모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으로 개발·상용화한 항암제다. 국내에서는 한국다이이찌산쿄와 한국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판매하며 엔허투의 국내 유통은 한국다이이찌산쿄에서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