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매출 공백 전문의약품 다각화로 채우나
한독이 상반기에 다소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의 약 10%를 차지하던 코프로모션 상품이 제외된 영향이 컸다. 한독은 비만 치료제와 신규 희귀의약품 등을 도입하며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독의 2분기 별도기준 매출은 12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 동기간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66%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4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1분기 별도기준 매출 1267억원과 영업이익 54억원을 거둔 점을 고려해도 감소세다. 한독은 1분기에는 당기순이익 27억원을 낸 바 있다. 연결기준으로 보면 1분기 매출은 1288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46억원·당기순손실은 23억원이었다.
한독이 매출 약세를 보이는 것은 알렉시온과의 사업 협력이 완전히 종료됐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알렉시온을 인수한 한국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해부터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인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의 직접 판매를 결정한 바 있다.
솔리리스 등은 대표적인 고가 희귀의약품에 해당해 한독의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다. 한독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알렉시온 관련 매출은 132억원을 기록했고 상반기에도 26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당 매출이 전부 사라진 것이다.
다만 한독은 알렉시온 사업 효과로 인한 역성장을 제외하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의 경우 2분기에도 전공의 파업으로 인한 의료대란의 영향이 컸다. 또한 매출 감소와 더불어 광고비 등 판관비가 증가하며 감소세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투자주식 평가손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됐다.
1분기 보고서를 보면 한독 매출에서 주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은 ▲테넬리아(당뇨·9.07%) ▲케토톱(진통소염·7.87%) ▲아마릴(당뇨·7.54%) 등이다. 상품으로는 미쎄라(호르몬·4.29%)가 있고 진단기기와 시약 등이 14.53%를 차지한다.
한독은 사노피와 공동으로 개발한 고혈압복합제 '아프로바스크'를 출시하며 기존 당뇨에서 고혈압까지 치료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선다. 한독에 따르면 2월 출시된 아프로바스크의 상반기 누적 처방건수는 약 2만건으로 매출 22억원을 냈다.
또한 DPP-4 계열 당뇨 치료제 '테넬리아'의 경우 매출 23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SU 계열 당뇨 치료제 '아마릴'은 DPP-4 계열의 성장세에 밀려 매출 156억원으로 5.6% 감소했다. 한독은 SU 계열 시장 자체는 줄었지만 시장 점유율 자체는 29.2%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제품 '아프로바스크'를 비롯해 신규 도입한 아프로벨·코아프로벨 등 고혈압 치료제의 합산 매출은 7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 성장세를 고려하면 신제품의 시장점유율을 높여 매출 증대를 노리는 것도 가능할 전망이다.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한국의 20세 이상 인구 4400만명 중 약 28%에 해당하는 1230만명이 고혈압을 앓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한국아이큐비아가 발표한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시장은 지난 2019년 1조5000억원에서 현재 1조8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의약품 등 사업부문별 매출로 보면 ▲전문의약품 1483억원(전년 대비 4.7%↓) ▲일반의약품 394억원(9.4%↓) ▲의료기기·진단시약 368억원(12.3%↓) ▲수출·위수탁 등 226원(6.5%↑) ▲건강기능식품 64억원(32.4%↑) 등으로 나타났다.
일반의약품의 경우 대표 제품인 '케토톱' 매출이 2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줄었다. 유통 채널을 변경하고 기존 34매에서 40매로 제품을 리뉴얼하며 출고를 조정한 게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또한 의료기기의 경우 바로잰 혈당측정기 매출은 91억원으로 3.9% 증가했으나 독일 파트너사 지멘스의 시약 등 매출이 98억원으로 11.0% 감소했다. 이외에는 당뇨 치료제 수출이 46억원으로 집계됐고 국내 위수탁 생산과 품질관리(QC) 매출이 136억원으로 보고됐다.
한독은 다양한 코프로모션과 공동 R&D 등을 통해 희소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등 포트폴리오 확장에도 나서고 있다. 소비는 희소질환 치료제를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스웨덴 제약사로 양사는 공동 법인 '한독소비'를 설립하기도 했다.
소비의 주요 제품으로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 치료제 '엠파벨리'가 꼽힌다. 한독이 기존 알렉시온과의 코프로모션을 통해 국내 PNH 시장에서 입지를 다진 만큼 엠파벨리가 국내 허가를 받으면 시장 진입이 보다 수월할 전망이다.
이외에 소비의 파이프라인으로는 ▲도프텔렛(면역성 혈소판 감소증) ▲키너렛(류마티스관절염) ▲가미판트(혈구탐식성림프조직구식증) ▲본조(혈소판감소증 동반 골수섬유증) 등이 있다.
또한 희소질환 외에도 당뇨·고혈압에 이어 비만 치료제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려는 추세다. 앞서 인도 바이오콘과 '삭센다(성분명 리라글루티드)'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도입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해당 제품의 국내 출시 시점이나 시장 전략 등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비만 치료제 경쟁 제품이 연이어 출시를 앞둔 점은 시장 전략에서 변수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