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카오 최대 실적 뒤 '초개인화 AI' 있었다
네이버 서치 플랫폼 과금 광고주 수 확대
카카오 오픈채팅탭 채팅목록형 광고 매출 증가
네이버와 카카오가 힘써온 초개인화 인공지능(AI)이 실적을 통해 효과를 증명하기 시작했다. 거세지는 구글의 공세에 양사는 향후에도 본업인 검색과 채팅에서 생성형 AI를 접목한 초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13일 네이버에 따르면 2분기 매출 2조6105억원, 영업이익 4727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인 2조4079억원과 3727억원 대비 8.4%, 26.8%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카카오도 전년 동기 1조9230억원보다 4% 오른 2조49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2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340억원으로 전년 동기 1130억원 대비 18% 늘었다.
본업에서의 광고 매출 증가가 이같은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네이버 서치플랫폼 검색 매출은 73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6892억원보다 6.1% 성장했다. 네이버는 실적 성장 배경으로 플레이스광고 비딩 도입 확대, 검색광고 소재 노출·타게팅 개선 등을 꼽았다. 특히 피드형 광고는 타게팅 고도화를 통해 광고 효율을 향상시키면서 과금 광고주 수를 확대했다.
카카오의 톡비즈 내 광고 매출은 3070억원으로 전년 동기 2830억원 대비 9% 늘었다. 톡채널 활성 광고주 수·전체 친구 수 확대로 비즈니스 메시지가 16% 확대됐고 친구탭 비즈보다와 오픈채팅탭 채팅목록형 광고 매출 증가가 주효했다.
양사가 본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광고 매출을 늘려오고 있지만 불안정한 대내외 여건으로 향후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우선 라인야후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분리하는 등 탈네이버 의지가 강하고, 카카오는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위원장이 구속되는 등 사법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검색 광고에서만 모회사 매출의 77%를 벌어들이는, 검색 광고 시장에서 막강한 시장 지위를 가진 구글의 공세도 매섭다. 올해 2분기 알파벳은 구글의 검색엔진을 통한 광고 수익으로만 646억2000만달러(약 88조3000억원)를 벌어들였다.
구글의 국내 검색 시장 공략이 이어지면서 국내 양대 플랫폼의 점유율을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국내 웹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가 54.26%로 1위로 집계됐으나 구글이 37.61%의 점유율로 뒤를 추격해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구글의 점유율은 36.24%로 전년 동월 34.22%와 비교해 2.02%p 상승한 반면 네이버는 55.58%로 0.51%p 줄었다.
또 다른 모바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6월 구글 포털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3406만명으로 지난해 말 3126만명 대비 280만명 증가했지만 카카오는 4543만명으로 오히려 12만명 감소했다.
이용자 감소로 인한 국내 시장의 점유율 하락이 광고 매출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기존부터 지속해오던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경험 제공을 통해 한계를 타계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국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본업인 검색과 카카오톡의 장점을 살린다.
최근 네이버는 AI 기반 장소 추천 시스템 ‘에어스페이스’를 고도화한 장소추천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 플랫폼 내 저장·공유·리뷰 등으로 취향 정보를 쌓으면 AI가 적합한 장소를 추천하는 방식이다. 가령 ‘이용자가 리뷰한 A식당과 비슷한 B식당’, ‘이용자가 저장한 C 식당과 비슷한 D 식당’ 등 장소 추천 이유를 규체적으로 표기한다. 뿐만 아니라 날씨·내 또래·특별한 날·시간대 탭을 통해 상황에 맞는 추천 장소도 볼 수 있다.
지난달에는 스포츠·연예 분야 키워드를 검색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더욱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개인화 서치피드 블록 A·B 테스트’도 진행했다. 개인화 서치피드는 그간 생성형 AI로 키워드 간 연관성을 스스로 파악하고 새로운 주제들로 탐색 경로를 확대해 이용자 맞춤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테스트기간 피드백으로 여행, 푸드, 자동차 등으로 개인화 서치피드 블록을 확대한다.
AI 기반 초개인화 콘텐츠 서비스에서 이벤트도 진행해 사용자들의 관심과 이용률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선보인 AI 기반 초개인화 콘텐츠 추천 서비스 네이버앱 홈피드에서 ‘오늘도 즐찾 네이버앱 홈피드편’ 이벤트를 열고 사용자가 콘텐츠를 살펴보는 등 참여를 통해 랜텀포인트를 지급했다.
이에 더해 네이버는 하반기에도 AI를 접목한 초개인화 기술을 통해 체류시간을 확대하고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9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광고 성장률은 2분기보다 낮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네이버는 다른 글로벌 플랫폼보다 광고 제품의 고도화, AI 관련 광고 사업이 늦었기 때문에 광고 수익의 가속화를 이룰 동력은 충분하다”고 자신했다.
‘일상 속 AI’를 내건 카카오는 확보한 수많은 이용자와 접점을 통해 생활권과 취향에 밀접한 기능을 시범 서비스하고 있다. 카카오톡 친구탭에 이용자의 위치와 가까운 매장을 중심으로 다양한 혜택과 정보를 알려주는 ‘동네소식’을 추가했다. 해당 서비스는 유용한 정보와 함께 주변 상점과 연계해 광고를 제공하고 구매까지 연결하는 기능이 포함됐다. 해당 기능은 서울 송파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 수정구에 우선 적용됐다.
취미 혹은 관심사가 비슷한 이용자들간 소통을 지원하는 오픈채팅에서는 로컬 서비스 기능을 통해 이용자가 위치한 지역과 관련된 관심사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게 했다. 와글와글 동네광장, 우리동네 이웃을 만나보세요 등이 대표적이며 대구·인천 수다방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오픈채팅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AI 결합에 집중하는데 여기에 카카오의 로컬 기반 서비스가 더해지면 새로운 수익원 창출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톡비즈는 AI와 결합한 차별적 디스플레이 광고 상품을 출시하고 소상공인과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이 카카오톡 안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하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홍보를 위해 광고를 하게 된다면 이용자들에게는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카카오에게는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할 수도 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톡 플랫폼 그리고 시대의 거대한 흐름인 AI와 사업적 연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비핵심으로 정의하고 하반기 중 해당 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며 “AI와 결합해 카카오 검색과 추천기술을 고도화하고 더 개인화된 커머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