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된 의류공장서 보는 금천패션영화제
패션·영화·청년이 만나는 스토리 페스티벌

“56년의 역사가 숨쉬고 있는 이곳에서 먹을 것 많은 잔치가 열릴거에요”

6일 오후 5시경 찾은 마리오·까르뜨니트공장에서 열린 제4회 금천패션영화제 개막식에서 행사 담당자가 들려준 말이다.

1969년 전자제품 공장으로 지어진 마리오·까르뜨니트 공장은 1984년 여성 니트 브랜드 ‘까르뜨니트’의 생산 기지로 새롭게 태어나 금천구의 패션산업 발전을 이끌어왔다.

서울 금천구와 금천문화재단은 6일부터 9일까지 ‘제4회 금천패션영화제’를 롯데시네마 가산디지털점과 마리오·까르뜨니트공장 일대에서 개최한다.

‘금천패션영화제’는 2021년부터 금천구 지역특성인 의류산업을 기반으로 패션 관련 창의적 영상 콘텐츠를 발급·보급하기 위해 ‘패션’을 주제로 개최해온 영화제다.

올해 ‘패션영화제’는 정체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영화를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작품 공모는 ‘패션’, ‘트렌드’, ‘스타일’ 등으로 세분화했고, 금천만의 패션 영화를 위해 사전제작지원작 공모도 진행됐다.

또한 금천구는 영화제 기간 중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늘리고, 가을 대표축제들을 묶은 ‘지씨 페스타(GC FESTA)’와 ‘패션영화제’를 연계해 금천과 패션, 영화가 결합된 다양한 문화축제를 가산동 일대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식이 열린 마리오·까르뜨니트공장에서는 행사 시작 시간 2시간 전부터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영화제 인기를 실감케 했다.

마리오·까르뜨니트공장은 1969년에 지어졌다. 55년의 역사를 가졌지만 랜드마크로 불리기엔 스토리텔링이 여의치 않았다.

현장 관계자는 “올해가 구로공단 60주년이다. 이에 기반해 패션과 의류 등을 소재로 한 영화를 도전해 보는건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을 주제로 한 영화제를 기획하고 공모한 후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내주셨다”며 “1회 축제에서는 400편, 2회에서는 900편, 3회에는 1500편, 올해도 1100편이 접수되며 적지 않은 열기를 느꼈다”고 밝혔다.

금천문화재단에 따르면 금천구를 제2의 성수동이 아닌 금천다운 금천으로 불리도록 목표를 잡았다. 마리오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MZ세대 소비자들이 꾸준히 금천구를 찾고 있다. 해당 소비자들이 패션영화제를 통해 금천구에 대해서 알아가고 또한 과거 금천구에서 근무했던 노동자들의 추억도 상기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6시부터는 야외에서 사전 행사가 열렸다. 포토월에서 시민들은 앞둬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후 이어진 줄타기 공연이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줄타기 공연이 끝난 이후에 내부에서는 ‘금천스토리패션쇼가 이어졌다.

1960년부터 지금까지 금천구의 변천사를 다루며 패션모델들이 ‘금천스토리패션쇼’를 진행했다.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은 금천구가 걸어온길을 살펴보고 패션모델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를 감상했다.

축하 공연 이후 이어진 개막식에서는 유성훈 금천구청장과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유성훈 금천구청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영화제는 1969년에 시작된 역사와 함께해 더 뜻깊은 영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패션 영화제가 저희 지역의 특성도 있지만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또 패션가들이 모두 참여하는 영화제로 한 단계 발전하는 모습이 더욱 기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패션을 하시는 모든 분들이 함께하는 영화제로 거듭나고 금천이 패션의 으뜸 지역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을 마쳤다.

이어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은 “금천 패션 영화제는 영화 속에 담긴 패션과 우리 시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영화인과 패션인은 물론 참여한 시민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리오 아울렛은 지난 44년 동안 금천구와 성장을 해왔다. 여러분들이 지금 서 계시는 이곳 공장이 도시 아울렛으로 성장했다”고 힘줘 말했다.

홍 회장은 “이 공장이 단순한 생산시설을 넘어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기록을 간직한 문화 예술 공간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제 장소로 개방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금천 패션 영화제가 금천을 대표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은 영화제 본선 진출작 40편은 7~8일 롯데시네마 가산디지털점에서 선보인다. 개막작을 비롯한 특별 상영작 등 17편은 G밸리기업시민청과 마리오·까르뜨니트공장에서 상영된다.

본선 진출작은 ‘패션’에 대해 영화적 의미를 부여하거나 감독의 시선과 해석을 담은 작품으로 ▲의상, 헤어, 메이크업 등의 ‘패션’ ▲시대적 양상을 담은 ‘트렌드’ ▲촬영, 미술, 분장, 음악 등 영화 제작 형식이 담긴 ‘스타일’ 등으로 세분화해 감상할 수 있다.

영화제의 모든 프로그램과 상영작 관람은 무료다.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은 금천패션영화제 공식 누리집에서 확인하거나, 영화제 기간 내 현장에서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