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사 '새 브랜드 전략' 통했다
금호 아테라·HL 에피트 등 잇단 완판

저렴한 공사비로 대형→중견 시공사 갈아타는 사업장도 

2024-10-11     김혜준 기자
신규 브랜드 교체를 단행하며 ‘새옷 갈아입기’에 나선 중견건설사들이 가을 분양 시장에서 잇따라 호실적을 거뒀다. 부천아테라자이 투시도

신규 브랜드 교체를 단행하며 ‘새옷 갈아입기’에 나선 중견건설사들이 가을 분양 시장에서 잇따라 호실적을 거뒀다. ‘어울림’을 대신해 ‘아테라’를 론칭한 금호건설, ‘비발디’를 ‘에피트’로 교체한 HL디앤아이한라 등이 대표적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부천아테라자이’는 지난 7~10일 실시한 청약에서 80세대 모집에 708건의 신청을 모으며 평균 2.85대 1, 최대 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부천아테라자이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는 6억7200만원이다. 인접한 단지인 ‘부천와이시티’의 전용 55㎡의 시세인 4억3200만원과 비교하면 약 2억4000만원 비싸나 전세대 순위 내 마감을 달성했다.

금호건설·GS건설이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괴안동에 공급하는 이 단지는 금호건설이 올해부터 론칭한 신규 브랜드 ‘아테라’의 다섯 번째 분양이다. 금호건설은 지난 5월 20년간 사용해온 기존 브랜드 ‘어울림’과 ‘리첸시아’ 대신 아테라를 전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그간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의 손실을 우려하는 반응도 나왔으나, 지난 7월 최초로 분양한 청주테크노폴리스아테라(A8블록), 춘천아테라에듀파크, 고양장항아테라, 검단아테라자이, 부천아테라자이 등 5개 단지 청약 모두 순위 내 마감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7월 분양한 경기도 고양시에 분양된 고양장항아테라는 306세대 모집에 9398건의 신청이 몰리며 평균경쟁률이 30.7대 1에 달했고, 인천검간시 서구에 공급되는 검단아테라자이도 300세대에 5090건이 몰려 16.9대 1을 기록했다.

HL디앤아이한라가 올해 ‘비발디’를 대체해 새로 발표한 ‘에피트’도 서울에서 전 세대 마감에 성공했다. HL디앤아이한라가 서울특별시 마포구에 짓는 ‘마포에피트어바닉’은 지난 7~10일 일반청약 기간 동안 94세대를 모집해 1507건의 신청을 모았다. 평균 경쟁률은 8.3대 1, 최대 경쟁률인 전용 34㎡는 25.3대 1을 기록했다. 전용 42㎡를 제외한 전 타입에서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마포에피트어바닉’ 또한 전용 46㎡ 기준 분양가가 11억2710만원으로 인접한 삼환나띠르빌 전용 84㎡ 실거래가 10억7000만원에 비해 높았음에도 분양 호실적을 거뒀다.

이외에도 반도건설의 첫 번째 ‘카이브 유보라’가 적용된 경기도 고양시 '고양장항카이브유보라'도 지난 7월 1278세대 모집에 1만793건의 청약을 모으며 전세대 순위 내 마감에 성공했다. 신규 브랜드들이 서울은 물론, 미분양 물량이 적체된 경기·인천·지방 등에서도 골고루 마감에 성공한 것이다.

중견건설사들이 브랜드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진 배경에는 원가율 상승으로 인한 수익률 악화가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요 중견 건설사 평균 원가율은 올해 94%까지 뛰어올랐다. 브랜드 교체를 감행한 단지들이 호실적을 거두면서 수익률을 반등시킬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한편 중견건설사들의 수도권 진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일부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대형건설사 대신 보다 저렴한 공사비를 제시한 중견건설사를 선택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성북구 장위11-1구역(136가구)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당초 시공사로 현대건설을 선정했으나, 이후 계약을 해지하고 ‘미소지움’ 브랜드를 보유한 SG신성건설과 다시 수주 계약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