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엔 '안정' 옛 말…재계 위기 대응 ‘잰걸음’

삼성전자 DS 부문 사업부장 교체 등 교체 주목…SK그룹 리밸런싱 여파 어디까지?

2024-10-13     박서린 기자
사진/pixabay

연말이 다가오면서 재계가 조만간 있을 인사를 앞두고 긴장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고금리·고물가 탓에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고 미국 대통령 선거 등 지정학적 요인으로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대재적인 조직 개편과 인사 쇄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연말 인사에서 초격차 경쟁력 회복을 위한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들어가는데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5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이 ‘원 포인트’ 인사로 전격 투입된 후 전반적인 경영 진단을 통해 그간의 문제점을 파악하온 데 더해 최근 그의 명의로 된 ‘반성문’까지 내놨다.

앞서 지난 7월 초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개발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한 바 있다. 최근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 인력 일부를 메모리 사업부로 재배치하는 등 그간 약화된 메모리 사업의 초격차 경쟁력 회복에 집중하고 있다.

또 전 부회장은 사과 메시지에서 “모든 책임은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경영진에게 있다”고 말한 것을 토대로 미뤄보면 DS 부문 사업부장 교체 등의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사장과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은 2020년 말에, 박용인 시스템 LSI사업부장 사장은 2021년 말에 선임됐다.

통상 삼성전자는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 조직 개편을 순차적으로 진행하는데 지난해에는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긴 11월 말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여기에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 55주년을 맞아 깜짝 인사나 조직 개편 등이 시행되거나 최고경영진의 추가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근 복합 위기 상황을 고려해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4주기인 25일과 이재용 회장 취임 2주년인 27일을 전후로 이 회장이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SK그룹은 이달 말 CEO 세미나가 끝난 후 연말 인사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은 지난해 부회장단을 전격 교체한 데 이어 현재 그룹 전반적으로 리밸런싱(구조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CEO 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주요 연례행사로 꼽히며 연말 인사를 앞두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집결해 내년 경영 기조 등을 공유한다.

올해는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 추구협의회 의장 등의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다. 글로벌 지정학적 이슈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경영 환경 변화 등을 짚어보고 그룹 차원이 리밸런싱 활동을 점검할 것으로 점쳐진다.

SK그룹은 통상적으로 매년 12월 첫째 주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거쳐 임원 인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올해는 예년보다 1~2주가량 앞당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11월 1일 통합 SK이노베이션 출범을 계기로 계열사별로 조직 개편과 인사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12월쯤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글로벌 판매 전략을 점검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매년 상·하반기 국내에서 두 차례 해외권역본부장 회의를 여는데, 자율 토론 방식으로 경영 현황을 논의하며 글로벌 전략을 수립한다.

현대차그룹은 연말 대규모 인사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고 수준을 실적을 거두고 있는데다 최근 몇 년간 대표이사·사장 인사는 11월, 임원 승진 인사는 12월에 실시했다.

LG그룹은 지난달 구광모 회장 등이 참석하 가운데 ‘사장단 워크숍’을 열고 차별적 고객가치 실행 가속을 통한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이달 말부터는 약 한달간 계열사별로 사업 보고회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매년 상반기 미래 전략을 보고하는 전략 보고회를, 하반기에는 경영실적과 다음해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사업 보고회를 개최하고 있다.

사업 보고회 결과를 바탕으로 11월 말~12월 초에 조직 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그룹은 11월이나 늦으면 12월 초에 이사회를 열어 정기 임원인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특별한 일이 없으면 통상 매년 11월 마지막 주에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신동빈 회장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 등으로 늦어져 12월 초에 진행됐다.

올해 롯데그룹은 업황이 부진한 롯데면제점, 롯데케미칼에 이어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비상경영에 돌입한만큼 쇄신에 집중한 인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각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 인사에서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되는 등 인사폭이 커 이번 인사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승진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신 전무는 2020년 롯데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해 2022년 1월 상무보, 같은해 12월 상무, 지난해 12월 전무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