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실패한 주가 부양에 방향 선회
모빌리티 감자로 에코솔루션 밀어주기
KG케미칼 최대주주 곽재선 회장 지분가치 상승까지 이어져
KG그룹이 계열사 주가 부양에 실패하면서 KG 모빌리티의 무상감자를 통해 모회사인 KG에코솔루션, 더 나아가 곽재선 회장의 지분가치를 제고시키는 재무 개선으로 방향을 선회한 모습이다.
26일 KG 모빌리티에 따르면 이달 13일 액면가 5000원인 보통주 1억9640만4254주를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해 KG 모빌리티 자본금은 기존 9820억2127만원에서 감자 후 1964억425만4000원으로 7856억1701만원(80%) 감소하며, 차익은 모두 이익결손금 1조1325억원을 소멸시키는 데 사용한다.
KG 모빌리티가 1조원대 결손금을 해소함에 따라, 모회사인 KG에코솔루션의 연결 기준 이익잉여금도 늘어나게 됐다. KG에코솔루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8897억원이며, 42.63%로 최대주주인 점을 감안하면 KG 모빌리티 무상감자로 약 4800억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KG그룹은 KG에코솔루션의 자회사인 KG 모빌리티와 KG스틸의 주가 부양 시도가 어려워지자, 우선 KG 모빌리티의 감자 통해 재무 개선으로 방향을 선회한 모습이다. KG에코솔루션은 56.01%의 지분율로 KG스틸의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KG그룹은 2023년 '경상남도 투자유치 설명회'에서 KG 모빌리티 창원 엔진공장 유휴부지에 2024년까지 약 700억원을 투자하고, BYD와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연간 전기차 5만대 분의 배터리 팩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때 KG 모빌리티는 KG스틸과 투자협약(MOU)를 체결함으로써 KG에코솔루션의 두 자회사가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밸루체인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도 KG스틸과 KG모빌리티 양쪽 모두에서 해당 사업의 진행 사항에 대해 공시된 바가 전혀 없다. 또 KG스틸은 정관에 2차전지 관련 사업을 추가하지도 않았다.
2023년은 주식 시장에서 2차전지 관련 종목들이 각광을 받던 시기이지만, KG스틸과 KG 모빌리티는 이를 비껴갔고, KG그룹 입장에서는 양사 모두 인수 당시 대비 주가가 오히려 크게 떨어져 손해를 보고 있는 상태다.
KG스틸의 경우 2019년 6월 14일 본계약 체결 당시 주가는 종가 기준 2만3430원이었다. 이후 2023년 10월 2차전지 사업 진출 계획을 발표하는 시점에는 7000원 대 초반으로 3분이 1 수준까지 떨어졌고, 발표 이후 8000원대까지 올랐으나 반등에 실패하며 이달 25일 종가 기준 6490원으로 더 하락한 상태다.
KG모빌리티도 마찬가지다. KG그룹이 KG 모빌리티 인수 후 주기 거래재개 시점인 2023년 4월 28일 종가는 1만3820원이었으나 이후 2024년 초까지 8000원대에 머물렀고, 이달 25일 기준으로는 3815원까지 급락했다. 특히 이달 13일 무상감자를 통한 재무개선 계획 발표에도 주가는 이달 7일 4755원 이후 4000원 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모회사인 KG에코솔루션 주가도 비슷한 시기 하락세를 보이면서 KG그룹의 주가 부양 노력은 전체 계열사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KG에코솔루션 주가는 2023년 4월 장중 2만8000원까지도 보였으나, 현재 5020원까지 감소했다.
KG그룹의 지배구조는 KG케미칼에서 KG에코솔루션에 이어 KG스틸과 KG 모빌리티로 이어지는 구조며, 이들 계열사 중 KG케미칼 지분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곽재선 회장으로서는 KG에코솔루션이 이하 계열사들의 재무여력이 KG케미칼 가치로 이어지기에 중요하다. KG케미칼은 41.34%로 KG에코솔루션 최대주주며, 곽재선 회장은 16.29%로 KG케미칼 최대주주기에 결국 계열사들의 재무여력은 곽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또한 계열사들의 이익잉여금 증가는 KG케미칼 배당여력 확대로 이어지며 곽 회장이 받아가는 배당금도 늘릴 수 있다. KG케미칼은 1대 5 액면분할 후 지난해 주당 130원 배당했고, 이는 액면분할 전 500원 대비 약 30% 증가한 금액이다. 이에 따라 곽재선 회장 몫의 배당금도 액면분할 전 대비 약 3억원 늘었다. 반면 KG에코솔루션은 2022년 주당 150원에서 지난해 120원으로 낮아졌으며, KG스틸과 KG 모빌리티는 지난해 배당을 시행하지 않았다.
KG 모빌리티 주주들은 "주식 거래량을 보면 흑자를 기록해도 시장에서 외면을 받고 있다"며 주가 부양을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