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만에 6만전자 복귀 삼성전자
TSMC 인재 영입하고 2나노 정조준

하반기 2나노 경쟁…엑시노스2600서 성과 내고 신뢰 회복

2025-06-09     오아름 기자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9일 7거래일 연속 올라 2개월여 만에 6만원선을 회복했다. 이날 오전 9시 1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1.69% 오른 6만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장중 한때 6만4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며, 이는 지난 3월 28일(6만1100원) 이후 약 2개월여 만의 6만원선 회복이다.

주가 상승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완화와 반도체 업종 강세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 주말 발표된 5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다소 해소됐고, 영국 런던에서 예정된 미중 2차 고위급 무역 협상을 앞두고 미국 기술주들이 상승세를 보였다.

아울러 글로벌 D램 1위 자리를 SK하이닉스에 내준 삼성전자는 2나노 양산에 승부수를 띄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하반기 중 2나노 제품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지난달 고개한 1분기 보고서에서 하반기에 모바일용 2나노 공정을 양산하고 신규 출하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2나노 제품을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이 유력하다. 삼성이 엑시노스 2600을 성공적으로 양산한다면 빠르지 않더라도 TSMC와의 점유율 격차가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엑시노스2600은 첨단 2나노 공정으로 제작되는데, 그 성공의 핵심은 파운드리 사업부의 수율이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2나노 수율은 현재 4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수율이 60%를 넘어야 양산성이 있다고 평가되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은 수율 안정화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엑시노스2600의 성공은 여러 측면에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중국이 막대한 투자로 추격을 가속하는 상황에서 이를 따돌릴 수 있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2나노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으며, MX사업부는 스마트폰 원가 절감도 이뤄낼 수 있다.

엑시노스2600의 성공적 양산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에도 중요하다. 이를 통해 2나노 공정의 기술력을 입증하며 빅테크 고객사 유치를 위한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TSMC의 생산 능력에 과부화가 걸린 상황에서 일부 미국 빅테크 기업은 생산 일정을 고려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나 인텔 파운드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엑시노스 설계하는 시스템LSI사업부와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사업부의 협엽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인재 확보도 중요한 경쟁력 향상 요인으로 중 하나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는 마거릿 한 전 NXP반도체 글로벌 구매·조달 부문 부사장을 최근 삼성전자 미주법인 미국 파운드리 부문 총괄 부사장급 임원으로 채용했다. 

마거릿 한 부사장은 국립대만대학교를 졸업하고 대만의 반도체 업체인 윈본드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2000년 TSMC에 입사 후 21년간 재직하며 북미 비즈니스와 고객 대응 등을 맡았다.

이후 인텔 파운드리 부문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를 담당 임원으로 일했고, 올해 초까지 NXP반도체에서 글로벌 조달 부문 부사장을 맡았다. 이번 인사는 삼성전자가 미국에 파운드리 고객 관리를 강화하고, 글로벌 수주 역량을 높이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는 최근 세이프 포럼 2025에서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강화하는 등 내실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긍정적인 분위기도 감지됐다. 

삼성전자가 일본 닌텐도의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 메인 반도체를 생산한다. 닌텐도는 내달 5일 출시 예정인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의 메인 반도체 공급업체로 삼성전자를 선정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설계, 8나노 파운드리 공정 과정 등을 거쳐 스위치2 맞춤형 칩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생산에 참여하면서 닌텐도는 내년 3월까지 목표치를 넘는 2000만대의 스위치2를 출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닌텐도는 해당 신제품을 내년 3월까지 1500만대 판매한다는 목표였다.

닌텐도의 이번 결정을 두고 대만의 TSMC와 경쟁하는 삼성전자에 중요한 승리라는 시각이다.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가동률을 높이고 신규 고객사를 확보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7년 출시된 전작 닌텐도 스위치1의 메인 칩은 TSMC가 공급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선단 공정 뿐 아니라 7나노 이하의 성숙 공정에도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성숙 공정에서 높은 수율(양품비율)을 달성한 만큼 고객사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번 닌텐도 스위치2 수주도 이 같은 전략의 성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