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전력 SMR로…韓·美 원전협력
한수원·두산·삼성물산·포스코인터 등 참여

한수원 주도 美 아마존·엑스에너지·페르미아메리카 등과 각종 MOU

2025-08-26     김민준 기자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직후 진행된 SMR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황주호 한수원 사장, 클레이 셀 엑스에너지 CEO, 섀넌 켈로그 AWS 부사장,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한국전력(한전)·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윤석열 정부 당시 수주한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 최근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와 굴욕적인 불평등 계약 맺었다며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이재명-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간 원자력 발전 분야 협력 관계가 강화된다.

한수원은 우선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25일(현지시간) 미국 글로벌 데이터·클라우드 선도 기업 아마존,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기업인 엑스에너지와 미국 SMR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4자간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이들 4사는 엑스에너지가 개발한 차세대 SMR ‘Xe-100’을 기반으로, 아마존이 주도하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 및 산업용 전력공급 프로젝트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아마존은 이번 협약을 통해 자사의 청정에너지 목표 달성과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맞춤형 SMR 해법을 도입하고자 한다. 한수원은 Xe-100의 설계, 건설, 금융, 운영(O&M), 공급망 평가, 사업 개발 등 SMR 프로젝트 전 주기에 참여하면서 미국 SMR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엑스에너지는 미국 에너지부(DOE) 지원 아래 Xe-100 상용화를 추진 중이며, 현재 텍사스주 다우 케미컬 부지에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 건설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아마존은 2039년까지 Xe-100 60기 이상을 건설하여, 신규원전을 통한 총 5GW 이상 규모의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2023년 엑스에너지에 지분을 투자해 핵심 기자재 공급사로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두산에너빌리티 박지원 회장은 “이번 협약으로 SMR 사업화에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면서 “두산의 검증된 제조 역량을 바탕으로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또 미국 에너지 디벨로퍼인 페르미 아메리카와도 원전·SMR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양사는 페르미 아메리카가 미국 텍사스 주에 추진 중인 ‘AI 캠퍼스 프로젝트’에 공급할 대형 원전과 SMR 관련 포괄적 협력 관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는 대형 원전 4기(총 4GW), SMR, 가스복합발전, 태양광, 대규모 BESS(배터리에너지저장시스템) 등을 결합해 최대 11GW 규모 독립 전력 인프라와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텍사스 ‘AI 캠퍼스 프로젝트’에는 한수원과 삼성물산도 페르미 아메리카와 업무협약을 맺으며 참여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이 외에도 미국 핵연료 및 서비스 공급사인 센트루스의 농축설비 구축 투자에 포스코인터내셔널과 공동 참여하는 내용의 3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착공 예정인 신규 원심분리기 공장에 대한 국내 공동 투자를 추진하고, 농축사업 협력 확대를 위한 논의를 지속할 예정이다.

이어 센트루스와 올해 2월에 맺은 농축우라늄 공급계약의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국제 원자력 시장에서 우라늄 자원 확보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이번 공급물량 확대 계약은 원전 연료 수급 안정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 기업들과 다양한 협력 관계를 확대할 수 있었다”면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 확대를 위해 전 세계적으로 SMR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한수원도 글로벌 SMR 시장을 선도할 역량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