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원두 가격 급등…커피값 또 오르나

2025-08-28     조민선 기자
브라질 커피 농장. 사진/연합뉴스

이상 기후 현상과 국제 정세 불안이 원두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원두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는 올해 말부터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가격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커피 양대 품종인 아라비카·로부스타의 최근 한 달간 생두 평균 가격은 각각 t당 7262달러, 3972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평균 가격과 비교하면 아라비카(5282달러)는 약 37%, 로부스타(4391달러)는 10% 가량 올랐다. 

국제 원두 시세가 오르는 가장 큰 원인은 이상 기후 현상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아라비카 원두를 공급하는 브라질은 지난해 8~9월 7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었다. 세계 2위 커피 생산국인 베트남에서도 극심한 가뭄으로 지난해 커피 생산량이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브라질과 베트남에서 전체 수입량의 절반 가량을 들여오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량은 19만3000톤이다. 당해 브라질에서 5만378톤, 베트남에서 4만1449톤을 수입했다. 이 밖에 수입국은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미국 등이다. 

이에 커피 원두 전량을 수입하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커피 프랜차이즈는 원두 공급 불안을 이유로 아메리카노 가격을 200~500원 가량 인상했다. 저가 커피를 상징하는 '1500원 아메리카노'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특히 원두 가격의 1/3 수준인 생두를 수입하기 어려운 기업들은 부담이 가중 될 수밖에 없다. 할리스, 탐앤탐스, 이디야 등 소수의 커피 전문점만 생두 로스팅 시설을 갖추고 있다. 국내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도 국내에 자체 로스팅 시설이 없어 볶은 원두를 수입하고 있다. 

문제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가 제품 가격을 올리면, 커피 업계가 줄줄이 인상하게 된다는 것이다. 올해 초 스타벅스, 할리스, 폴바셋이 가격 인상안을 발표하자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컴포즈 커피, 메가커피, 빽다방도 덩달아 가격을 올렸다. 

소상공인들에게도 부담이다. 소규모 카페는 자체 로스팅 시설이 없어 주로 대형 로스팅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업체에서 원두를 납품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정부가 커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생두에 한해 부가가치세를 10% 면제해주고 있지만, 이 정책은 올해 12월 말에 종료된다. 

업계 관계자는 “커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으로 기후, 환율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가격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현재 업계에서는 국제 원두 가격을 지속적으로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