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문턱 낮추는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 굿즈 제작·판매 서비스 개시, 무신사도 패션 장학생 선발 꾸준 디자인 자산화는 수익과 직결…"플랫폼 경쟁력 확보 위한 전략적 선택"

2025-09-08     조민선 기자
에이블리 메이커스(왼쪽)·무신사 넥스트 스콜라십 포스터. 사진/각사제공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이블리가 창작자들의 창업 문턱을 낮추고 있다. 단순 유통·판매 사업에서 나아가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며 신진 브랜드 육성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블리는 크리에이터 굿즈 제작 지원 서비스 '에이블리 메이커스'를 출시한다. 창작자가 아이디어(디자인)만 가지고 굿즈 제작의 전반적인 과정을 회사가 맡기 때문에 신진 디자이너들의 초기 자본 부담이 없고, 시장 진입 장벽이 낮다는 게 특징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판매자가 전용 페이지에 도안을 올리고, 품목·가격 등을 설정하면 된다. 티셔츠, 키링, 폰케이스 스티커 등 총 300여종 중 창작자가 원하는 품목을 제작하고, 이후 제작·물류·배송·CS(고객 서비스) 전반을 지원해준다. 

만약 판매량이 부진했을 때 창작자가 떠안게 되는 재고 부담도 없다. 주문 즉시 생산에 착수하는 POD(Print on Demand) 방식으로 제작되기 때문이다. 완성품은 에이블리 앱 메인 상단에 있는 라이프, 굿즈 코너에서 판매된다. 창작자들은 자연히 플랫폼 이용자들을 예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무신사는 2022년부터 매년 창작자들의 창업 지원을 이어왔다.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무신사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은 우수 장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커리큘럼 수료의 개념이다. 장학생들에게 제작 비용 500만원을 지원하고, 직접 운영중인 무신사 스튜디오 오피스에 무상 입주까지 돕는다. 최종적으로는 무신사 입점 기회까지 준다. 

특히 대학에서 배우기 어려운 패션 플랫폼 산업 실무를 익힐 수 있고, 이에 따른 비용 부담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후 공식 브랜드 출시를 하거나, 실제 현장에서 공신력 있는 포트폴리오로 남길 수 있고, 소비자들에게는 검증된 창작자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이처럼 패션 플랫폼들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데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자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독창적인 디자인 상품 판매가 플랫폼 내 새로운 수익 창구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들이 아이디어를 높게 평가하고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것은 디자인을 자산화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며 “소비자들은 점점 독특하고 독창적인 상품에 반응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수익과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