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의 치폴레 실험…허희수 승부수 통할까
쉐이크쉑 성공 신화, 에그슬럿 철수 이후 첫 신사업 공과와 공백 교차…신사업 '치폴레' 성과 시험대
SPC그룹이 멕시칸 프랜차이즈 '치폴레'로 새로운 외식 분야 공략에 나선다. 치폴레는 SPC그룹이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들여온 에그슬럿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이유로 완전히 철수한 이후 처음 공개하는 신사업이다.
SPC그룹은 그간 외식사업부문에서 해외 프랜차이즈의 운영 역량을 입증해왔다. 배스킨라빈스, 던킨, 쉐이크쉑 등 글로벌 기업을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면서다. 특히 2016년 한국에 처음 상륙한 쉐이크쉑은 국내 프리미엄 버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지난해 에그 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은 실패작으로 남겨졌다. 2020년 국내 도입 초기에 매장을 5개까지 늘리며 화제를 모았지만, 실적 부진에 시달리자 지난 해 전 점포가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이후 1년 만에 치폴레를 앞세워 멕시칸 푸드 대중화를 목표로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 중 미국 패스트캐주얼 브랜드 치폴레멕시칸그릴 1호점이 서울에 문을 연다. 이를 위해 이달 SPC그룹 계열사 빅바이트컴퍼니는 치폴레와 합작법인 S&C레스토랑홀딩스를 설립했다.
1993년 미국에서 시작한 외식 브랜드 치폴레는 부리토, 퀘사디아 등 멕시코 전통 요리를 미국식으로 재구성한 미국식 멕시칸 푸드 체인점이다. 고객 취향에 따라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어 미국 현지에서도 인기를 끌어왔다. 2006년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 2011년에는 S&P 500지수에 편입돼 대표 외식 브랜드로 올라섰다.
미국과 달리 국내 시장은 멕시칸 푸드가 대중화 되지 않았다. SPC그룹은 국내 시장의 성장성을 오히려 기회로 본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경쟁사는 치폴레를 벤치 마킹한 쿠차라가 유일한데, 전국 매장 수가 9개로 아직은 성장 초기 단계다.
미국에 본거지를 둔 타코벨도 국내에서 이미 한 차례 철수했다. 2010년 이태원에 1호점을 내고 시장 재진입을 시도했지만, 현재 매장 수는 11곳에 그치면서 사실상 축소 국면에 들어갔다. 다만, KFC코리아가 올해 4월 국내 운영권을 획득했다는 점에서 국내 멕시칸 푸드 수요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프리미엄 버거 대중화를 이끈 쉐이크쉑 성공 방정식이 치폴레에도 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16년 쉐이크쉑이 국내에 처음 도입될 당시 값비싼 수제 버거는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었다. 롯데리아·맥도날드·버거킹 등 합리적인 가격의 햄버거가 인기를 끌고 었다.
쉐이크쉑의 성공 비결은 3가지로 압축된다. 미국식 프리미엄 버거로 '최초 타이틀 선점', 뉴욕 매디슨스퀘어파크 푸드트럭에서 시작했다는 '스토리텔링', SPC그룹의 식자재 유통 인프라를 통한 '원재료 공급 안정성 확보' 등이 맞아 떨어졌다.
한편 쉐이크쉑 등 SPC그룹의 외식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끌어올린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쉐이크쉑 시장 안착에는 성공했지만, 2018년 이후 다년 간의 공백과 에그슬럿의 실패 등 일관적인 성과에 대한 의문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파리바게뜨 해외 사업 확장으로 글로벌 입지를 넓히고 있는 장남 허진수 사장과 차남 허희수의 행보가 맞물리며, 승계 구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도 주목된다. 현재 지배 구조 정점에 있는 파리크라상 지분의 63.31%는 허영인 회장이 보유하고 있다. 허진수 사장은 20.3%, 허희수 부사장은 12.82%을 각각 나눠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