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게임 ‘마이 리틀 퍼피’ 파란
천국에서 주인 찾는 강아지 스토리…스팀 97% 긍정 28명 일하는 드림모션 최신작, 크래프톤 인수해 공개
“게임을 시작한지 10분도 안 됐는데 벌써 울고 있어요. 강아지를 안으러 가야겠어요.”
지난 7일 출시한 힐링 어드벤처 게임 ‘마이 리틀 퍼피(My Little Puppy)’의 감상 중 하나다. 28명으로 구성된 ‘드림모션’은 이 게임으로 출시 나흘 만에 스팀 유저 평가 ‘압도적으로 긍정적’을 따내며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글로벌 출시작 중 최상위 호평 ‘압긍’ 따내
스팀에 따르면 11일 오전 기준 마이 리틀 퍼피는 사용자 평가 716개 중 97%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공식적인 ‘압도적으로 긍정적’ 등급을 받았다.
이른바 ‘압긍’은 스팀에서 실구매자 리뷰 최소 500~1000개를 확보해 95% 이상의 호평을 받았을 때 주어진다. 스팀에서 유통되는 수십만 단위의 게임 중에서 이 등급을 유지하는 비율은 2%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마이 리틀 퍼피는 출시 초반임을 감안해도 나흘만에 700건이 넘는 리뷰를 확보했고, 호평 비율도 높다. 스팀DB에 따르면 올해 출시작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델타룬’(96.93%)와 ‘스케쥴 1’(96.81%)을 웃돈다.
온라인 및 '도파민 액션' 등 인기 요소를 덜어낸 감성‧힐링‧싱글플레이 게임임에도 국내 수익 순위에서 24위에 오르는 등, 입소문을 타고 매출도 선방하는 분위기다.
◆“먼저 저승 온 강아지가 주인 마중” 따듯한 감성 스토리
이러한 호평의 배경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쏟아지는 애견인 게이머들의 공감이 있다. 마이 리틀 퍼피는 천국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웰시코기 ‘봉구’의 모험이 소재다.
카툰풍으로 부드럽게 구현된 사후세계에서 봉구는 냄새를 쫓아 달리거나 점프하고, 난관을 만나면 다른 강아지나 사람들을 만나 도움을 받으며 주인을 찾아간다. 독특한 설정에 더해 영화 ‘존 윅’ 등의 깨알 같은 패러디 요소도 담겼다.
어드벤처와 액션, 레이싱 등 다양한 장르가 담겼지만 핵심 콘텐츠는 강아지와의 만남, 이별, 재회를 녹여낸 ‘힐링 서사’다. 애견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이야기를 특별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리뷰 중 하나는 “애견을 길러본 경험이 있거나, 헤어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휴지 준비하고 플레이하길 바란다”며 유용한 평가 목록에 올랐다.
◆크래프톤 품에 안긴 드림모션 4번째 작품
마이 리틀 퍼피는 2016년에 설립돼 올해 크래프톤에 인수된 게임 스타트업 드림모션의 작품이다.
28명으로 구성된 드림모션은 '건 스트라이더', '로드 투 발러: 월드워2',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만들어왔다.
크래프톤에 인수된 후 처음 내놓는 마이 리틀 퍼피는 체험판 공개 당시부터 분위기가 뜨거웠다. 글로벌 인플루언서들이 자발적으로 플레이 영상을 게재했고, 지난 10월 진행된 스팀 넥스트 페스트의 공식 트레일러에 포함되는 등 국내외를 막론하고 높은 관심을 받았다. 애견·반려동물 서사는 글로벌 공감대가 넓어 초반 확산력에서 유리했다는 평가다.
◆‘감성’ 무기로 압긍 다시 두드리는 한국 게임
스팀 인기 상위권이 쾌속 전투, 높은 즉시 보상, 생존+루프 구조 등 이른바 ‘도파민 액션’ 중심으로 재편된 가운데 ‘마이 리틀 퍼피’의 감성 중심 전략은 더욱 도드라진다.
올해 출시된 한국 게임 가운데서는 넥슨의 ‘퍼스트 버서커: 카잔’(87% 긍정), 인디 스튜디오 팀 타파스의 ‘마녀의 정원’(94%) 등이 압긍을 일시적으로 따내거나 근접한 상황이다.
특히 마이 리틀 퍼피가 한국 게임 중 최상위 평가를 유지 중인 액션 어드벤처 플랫폼 게임 ‘산나비’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인디 스튜디오 원더포션이 2023년 출시한 산나비는 3만5000건이 넘는 리뷰에서 98% 긍정 평가를 유지하며 한국 인디 게임의 대표 성공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