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모험자본'에 3조원 푼다
中企투자 특화…비중98.6% 달해

신한·하나 발행어음 인가 땐 최소 6조 추가로 더 공급

2025-11-25     박윤식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키움증권 본점에서 열린 증권사 영업점 현장방문 간담회에서 발행어음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키움증권이 2028년까지 3조원이 넘는 모험자본을 공급할 계획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발행어음(단기금융업) 사업자 인가로 최대 11조원까지 추가 자금 조달이 가능하게 되면서 금융당국의 생산적 금융 활성화에 적극 협조한다는 계획이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직접 키움증권 본사를 찾아가 현안을 점검한 만큼 연내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가 예상되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 역시 모험자본 공급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점을 방문해 발행어음 업무 준비 상황 및 모험자본 공급 계획, 투자자 보호 방안 등을 점검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인가로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발행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5조7862억원이다. 조달 가능한 자금은 최대 11조원이다.

키움증권은 금융당국의 정책목표에 부합하도록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25%에 상응하는 금액 이상을 모험자본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발행어음 조달금액 대비 기업금융 자산 투자 비율도 50% 이상을 유지할 계획이다.

올해 6월 말까지 키움증권의 모험자본 누적 공급액은 1조1156억원, 투자 건수는 342건에 달한다. 투자운용부문의 중소·중견·벤처 투자 비중은 98.6%를 기록했다. 신규 공급액도 2026년 6350억원에서 2028년 1조213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누적 공급액도 2026년 1조1000억원에서 2028년에는 3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박성진 키움증권 투자운용부문 상무는 "키움증권의 모험자본 투자 특징은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벤처기업에 투자했다는 것"이라며 "단순 대출보다는 모험자본 투자의 본질적 성격에 가까운 에쿼티 투자에 특화돼 있다는 점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형식적 모험자본 투자가 아닌 여태까지 잘 해왔던 실질적이면서 본질적인 모험자본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대표와 IMA(종합투자계좌)·발행어음 상품 설계·판매·운용·사후관리 등 전 과정의 취급 단계별 C레벨 임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금감원은 ▲모험자본 공급의 충실한 이행 ▲지속 가능한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건전성 관리 강화 ▲예방 중심의 투자자 보호 체계 정비 등 대형 IB(투자은행)로서의 책임 있는 역할 수행을 당부했다.

서재완 금감원 자본시장 부원장보는 "부동산 중심 비생산적 유동성을 생산적 분야로 전환하는 정부 정책 하에서 종투사 지정 확대가 추진되고 있다"며 "종투사가 생산적 금융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늬만 모험자본 투자'가 아닌 '실질적인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해달라"며 "금감원도 모험자본 공급 현황을 지속 점검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5호 발행어음 사업자'로 지정된 키움증권에 모험자본 공급자로서 해야 할 역할과 의무를 안기면서 연내 발행어음 사업자 인가가 유력시되는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도 모험자본 공급에 집중해 사업을 준비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한투자증권과 하나증권의 3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각각 5조6311억원, 6조1057억원으로 발행어음 인가 땐 두 회사 모두 키움증권과 비슷하게 최대 11조에서 12조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양사 모두 발행어음 인가를 받고 최대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한다면 6조원이 넘는 재원이 모험자본 투자에 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