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삼성바이오에피스, 전문 경영 부사장 3인 과제는?

신동훈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퍼스트 무버 획득
신지은 신규 포트폴리오 마련…파트너사 확보 노력
홍성원, 바이오 플랫폼 신규 자회사 청사진 제시 필요

2025-11-26     윤희성 기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왼)신동훈 신임 부사장 (오)신지은 신임 부사장. 사진/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신임 부사장 2인을 선임하면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 속도와 신규 포트폴리오 마련 등의 과제를 해결하고, 신규 자회사의 청사진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에피스)는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해 신동훈·신지은 신임 부사장을 선임했다. 여기에 기존 홍성원 부사장까지 전문 경영인 3인 중심의 체제를 마련했다.

신동훈 신임 부사장은 의사 출신의 임상의학 전문가로, 바이오시밀러 임성 설계와 의학적 검토 및 자문 경험을 바탕으로 신약 임상·허가 전략을 수립해온 인물이다. 에피스가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의 허가·상업화에 속도를 내야하는 만큼, 그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SB27은 임상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오버랩 전략 속에서 개발 중으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3상을 진행해 내년 9월 임상 완료를 목표로 한다.

최근 업계에서는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오리지널 의약품의 물질특허가 한국에서 2028년, 미국에서 2029년, 유렵에서 2031년에 만료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 의약품청(EMA) 등에서 바이오시밀러의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3상이 완화 또는 면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규제기관들은 품목 허가에 있어 약동학·약력학 분석 자료를 중심으로 간소화된 평가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퍼스트무버 지위 확보에 경쟁이 붙을 전망이다.

에피스는 SB27의 3상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에피스는 "(키트루다 시밀러의) 허가 및 출시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시장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신지은 신임 부사장은 공정개발·기술이전 등의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로, 생산공정 최적화와 신규 파트너사 발굴을 통해 제품 경쟁력 제고에 집중한다. 현재 에피스는 SB27 외 연구개발 진행 중인 포트폴리오를 대외적으로 공시하지 않았다. 회사는 지금까지 자체 후보물질 발굴에서 상업화 단계까지 직접 연구개발을 진행해왔는데, 향후 라이선스 인을 적극적으로 시도할지 관심이 모인다.

에피스는 지난 10월 중국 프론트라인과 ADC(항체 약물 접합체) 후보물질 개발·제조 상업화를 위한 공동연구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 25일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 역시 해당 기업에 투자해, 장기 파트너십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에피스는 "프론트라인과 파트너십에 이어 투자까지 진행하면서 글로벌 ADC 시장에서 의미 있는 기술적 영향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며,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십 및 투자를 통해 미래 기술에 대한 준비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기존 개발1본부장인 홍성원 부사장은 삼성에피스홀딩스(이하 홀딩스)의 신설 자회사인 에피스넥스랩(EPIS NexLab)의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홍 부사장은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바이오 연구개발 전문가로, 자회사 역량 구축에 중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에피스넥스랩은 바이오 플랫폼 기술을 토대로 공동개발과 기술이전 사업을 추진하는 회사이다. 바이오 플랫폼 사업은 보유 기술을 특정 약물·적응증에 제한하지 않아 사업 확장성이 높다. 다만 지난 11일 출범된 신생 기업인 만큼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연구개발 방향이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홀딩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인적분할해 지난 24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상장 후 자산 규모는 3조3651억원이며, 현금성자산은 1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자본금 대부분은 자본잉여금으로 이를 묶여있어 당장 연구개발비용 또는 신규 사업에 활용하기 어렵다. 이에 분할 초기에는 사업을 뒷받침할 현금 확보가 중요 과제로 남아있다. 에피스는 지난해 영업에서 창출된 현금 3314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실적 개선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홀딩스의 재무 여력 확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