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25·올영·맥도날드서 만나는 은행
라이프스타일과 금융의 결합…왜?
최근 시중은행들이 유통기업과 활발히 협력하며 제휴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금융 플랫폼 속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임베디드 금융'의 확대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 인하 기조에 저원가 수신 확보를 위해 유통기업의 '멤버십'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유통기업들 역시 금융사와의 제휴로 더 나은 서비스 제공과 고객 '락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특히 선불충전결제 사업을 영위하는 유통업체가 은행과 제휴통장을 개설하면 투명한 예치금 관리와 고객들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할 수도 있게 된다.
NH농협은행은 컬리의 간편결제 서비스 '컬리페이'와 제휴해 'NH퍼플통장'을 지난 7월 선보였다. 컬리페이와 계좌를 연결하면 최고 2.5% 금리를 제공하고, 월 3회 이상 결제하면 매월 컬리쿠폰팩 1만원 증정 혜택을 제공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시중 5대은행들은 유통업체와 다양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고객을 은행의 고객으로 확보해 자금 조달 비용 부담을 절감하고, 은행 수익의 핵심 지표인 순이자마진(NIM) 방어를 위해서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5일 GS리테일과 '고객의 일상에 혜택을 더하는 고객 경험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따라 양사는 연내 파킹금리 혜택이 있는 제휴통장을 출시할 계획이다. 유통과 통신, 금융을 결합한 GS리테일 제휴 모바일 요금제도 내놓는다.
KB국민은행은 앞서 스타벅스와 협업한 20만좌 한도의 'KB별별통장'을 출시 4개월 만에 완판시키며 유통업과의 협업 성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KB금융그룹은 현대백화점과 시너지 협력 모델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신한은행 역시 같은 날 CJ올리브영과 특화 금융상품 및 서비스 출시를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신한은행과 CJ올리브영은 금리 혜택과 결제 리워드를 동시에 제공하는 신상품을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올리브영 회원에게는 우대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출시하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에서 전용 통장이나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8월 균일가 생활용품 전문점 다이소와 함께 '월간 다이소'를 시작하기도 했다. 신한은행 금융상품을 가입하거나 잔액에 따라 3개월 간 매달 다이소 상품권을 최고 5000원까지 제공하고, 멤버십 포인트 제공, 자녀 명의 금융상품 가입시 다이소 상품권 1만원과 행복바우처 최대 2만원을 제공하는 '우리아이 통장 만들기' 등이다.
하나은행과 한국맥도날드도 새로운 고객 경험 창출을 위해 힘을 합친다. 기부와 재미가 결합된 퍼네이션(Fun+donation) 형태의 금융상품을 공동 개발할 계획으로, ESG 경영 강화와도 맞닿아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6월 CJ올리브네트웍스와 함께 'CJ PAY 우리통장'을 출시했다. CJ ONE 앱에서만 우리통장 개설이 가능하고, 제휴처에서 CJ PAY로 결제하면 은행 계좌에서 자동 충전되는 방식으로, 선불충전금에 최대 3%의 이자를 제공하고 결제시 최대 2% 적립 혜택 등을 제공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에)생산적금융이나 포용금융의 압박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저비용 자금조달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며 고객 기반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라며 "또 인터넷은행들과의 플랫폼 경쟁에서도 금융사와 유통업계의 제휴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