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P-CAB' 글로벌 상업화 임박?

R&D 자회사로부터 P-CAB 후보물질 양수
경구용 비만신약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 기대

2025-11-28     윤희성 기자
일동제약이 자회사 유노비아로부터 P-CA.B 제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했다. 사진/일동제약

일동제약이 연구개발 전문 자회사 유노비아로부터 P-CAB 제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받아, 글로벌 상업화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28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유노비아로부터 위식도역류질환을 적응증으로 하는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 후보물질의 기술이전 계약을 공시했다. 계약에 따라 일동제약은 해당 후보물질 '파도프라잔(ID120040002)'에 대한 자산과 권리 일체를 93억8000만원에 양수한다. 파도프라잔은 앞선 2021년 일동제약이 후보물질을 선정한 후, 2023년 유노바이를 통해 국내 임상1상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24년 유노비아는 대원제약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해 대원제약의 주도로 임상2상을 종료하고, 올해 10월 임상3상 IND를 승인 받아 진행 중이다.

이번 양수 계약은 유노비아에서의 신약개발이 일동제약의 영업·판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실현하는 사례로서 의미를 가진다. 앞선 2023년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에서 물적분할로 분사한 신약 개발 전문 회사다. 기술이전 계약금 93억원이 반영되며 유노비아는 재무상황을 개선하고, 타 파이프라인으로 자금을 투자할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올해 3분기 누적 손순실 66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일동제약이 유노비아로부터 해당 후보물질을 다시 도입한 데에는 상업화 시점이 가까워졌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내의 경우 대원제약이 허가와 사업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해당 후보물질은 지난달 임상3상에 막 돌입한 만큼 출시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올투자증권은 "P-CAB 제제 DW4421(대원제약 개발명)은 국내 임상3상 진행 중으로 2028년 출시 목표"라고 분석했다.

일동제약으로서는 해외 시장에서의 단독 상업화에 시동을 거는 편이 유리하다. 국내에서는 대원제약과 공동 개발을 통해 지적재산권(IP)을 확보했지만, 해외에선 공동 귀속이 아닌 단독 권리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동제약은 올해 CPHI와 바이오 유럽 등 바이오 비즈니스 행사에 참여해 파도프라잔과 관련한 글로벌 파트너링 활동을 적극 추진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글로벌 위장관 치료제 시장에서 P-CAB 제제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면서 "유노비아는 파도프라잔과 관련한 해외 개발과 상업화 등 글로벌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41년까지 유지되는 물질 특허를 갖고 있어 라이선스 아웃을 비롯한 글로벌 사업 추진에 유리한 요건을 갖춘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P-CAB 계열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먼저 국내에서 시판되는 P-CAB 제제는 ▲HK이노엔 '케이캡' ▲대웅제약 '펙수클루' ▲제일약품 '자큐보' 3종이다. 국내 시장 P-CAB 제제의 원외처방 실적은 2019년 304억원에서 지난해 2864억원, 올해 3분기까지 누적 260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에서도 올해 상반기 국산 P-CAB 제제 3종의 총 수출 실적은 91억원이다. 지난 2023년부터 누적 수출액은 58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P-CAB 제제를 보유한 기업들은 중국, 미국, 인도 등 의약품 시장 규모가 큰 국가로의 진출도 모색하는 중이다.

파도프라잔은 후발주자이지만, 경쟁 제품들과의 차이점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는 등 제품 강점을 비밀리에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정보 공개를 최소화하는 것은 제품 차별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한편, 최근 업계는 일동제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경구용 비만·당뇨 신약 'ID110521156'은 임상1상이 완료돼, 지난 9월 톱라인 발표에서 타 경구용 비만치료제 후보물질과 비교했을 때 높은 체중 감량 수치를 보였다. 특히 ID1105는 저분자화합물 형태인데, 이는 복약 편의성이 높아 글로벌 빅파마들의 기술이전 수요가 크다. 비슷한 기전의 약물을 개발하던 화이자·일라이 릴리 등은 기대치에 못미치는 임상 결과를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상상인증권은 "최근 경쟁사 Terns의 후보물질 임상 중단 선언으로 기술수출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판단이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