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석유화학 구조조정 최대 과제로…한화솔루션·DL케미칼 추가 지원 나올까

"자산유동화 통한 재무개선 방안 어려워"…중국發 에틸렌 시장 전망도 비우호적

2025-12-01     김성화 기자
여천NCC 에틸렌 1공장. 사진/여천NCC

롯데그룹과 HD현대그룹이 협의를 이끌어 내면서 석유화학 업계 구조조정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천NCC의 향방에 이목이 쏠린다.

1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국내 주요 석유화학 업스트림 업체 중 여천NCC와 SK지오센트릭은 석유화학 사업 매출 비중이 100%로 가장 취약한 사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LG화학은 39%, 롯데케미칼은 87.4%, 한화토탈에너지스는 64.7%, HD현대케미칼은 52.4%다.

특히 한기평은 "SK지오센트릭은 Peer 대비 투자자산과 비유동금융자산이 상당하여 차입 부담을 축소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이 상대적으로 우수"하지만 "여천NCC는 비영업용 자산이 크지 않아 자산유동화 등을 통한 재무개선 방안을 검토하기 어렵다"고 평했다.

여천NCC는 이달 25일 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고, 이를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여천NCC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차입금과 사채를 더한 빚이 1조9075억원을 가지고 있으며, 유상증자를 통해 순차입금을 9000억원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에도 여전히 재무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천NCC 결손금은 지난해 168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4287억원으로 확대됐고, 이에 따라 자본금은 7196억원에서 6587억원으로 감소했으며 부채비율은 331%에서 345%로 상승했다.

부채비율 상승에 따라 사채의 조기상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73-2회(600억원), 78회(1500억원) 공모사채는 부채비율 400% 이하, 84-1회(700억원), 84-2회(300억원)는 500% 이하가 약정 조건으로 걸려 있다.

에틸렌 시장 전망도 비우호적임에 따라 여천NCC의 대주주인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추가 지원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에틸렌 시장 전망이 좋지 않은 건 중국으로 수출이 어렵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중국의 주요 석유화학제품 중 한국산 수입비중은 42%로, 2위 일본 12.4%와도 격차 크다. 특히 에틸렌은 한국산 수입비중이 70%에 이른다.

현재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은 지난해 이미 90% 이상을 보였고, 올해 GDP 성장률이 4%로 예년보다 낮아지면서 수요 증가세도 기대하기 어렵다.

한기평은 "에틸렌과 프로필렌 가격은 다운사이클 진입 후에도 생산시설 증설이 이루어져 제품 가격 회복이 더디다"고 말했고, 이를 반영하듯 여천NCC 에틸렌 수출가격도 지난해 톤 당 821달러에서 올해 3분기 778달러로 낮아졌다. 또 프로필렌 가격도 같은 기간 812달러에서 731달러 감소했다. 두 제품의 매출 비중은 각각 32.9%와 22.6%를 차지한다.

한기평은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수요에 일정 수준 긍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자급률 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수요 성장에도 순수입물량 감소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발 글로벌 시장 제품가격 하락 가능성도 존재하기에 전망은 더욱 어둡다. 에틸렌 자급률이 올해 100%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유 물량이 낮은 가격에 글로벌 시장으로 밀어내기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8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생태환경부(MEE)·공업정보화부(MIIT) 등 중앙 정부기관 5곳은 지방정부에 노후 석유화학 설비에 대한 정보 수집·평가계획을 고시했다. 여기서 중국 정부는 구조조정 대상 시설을 '30년 이상'에서 '20년 이상'으로 강화했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대상 에틸렌 설비는 기존 5%에서 13%로 대상이 확대됐다.

한기평은 "중국 석유화학 업체들은 NCC 대비 원가 저렴한 ECC 사용"하고 있다며 "구조조정 후 설비 원가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