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회장, '비자금조성 및 도박'혐의로 사정당국 도마

검찰, 동국제강 및 계약사 압수수색…장 회장 25년만에 또 해외도박 혐의

2015-03-30     김경호 기자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중소기업신문=김경호 기자] 동국제강 장세주(62) 회장이 25년만에 또다시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장 회장은 1990년 10월 마카오의 카지노에서 상습 도박을 벌인 혐의로 구속된 적이 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한동훈 부장검사)는 자넌 29일 새벽 동국제강 압수수색을 마무리하고 압수물을 분석 중이다. 압수수색에는 계열사 여러 곳도 수색대상에 포함됐으며, 검찰은 현장에서 증거인멸 시도가 의심되는 동국제강 직원 2∼3명도 긴급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주로 해외법인 계좌를 이용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원자재 거래가 많은 철강업체 특성상 부외자금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는 수법이다. 동국제강은 미국·일본·홍콩 등 세계 각지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이번 수사의 단초가 된 2011년 세무조사에서도 해외법인을 이용한 비자금·역외탈세 의혹이 불거졌다. 납품업체로부터 미국법인인 동국인터내셔널(DKI) 계좌로 거래대금을 받고 일부를 손실처리한 뒤 빼돌렸다는 것이다. 거래대금 부풀리기 등 전통적 수법도 동원된 비자금 전체 규모는 1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장 회장이 빼돌린 돈으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고급 호텔 등지에서 도박을 했고 수십억원의 수입을 추가로 올렸다는 내용의 미국 수사당국 자료도 건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강과 장 회장 일가의 미국내 금융거래내역 등을 확보하기 위한 공조수사도 시작했다.

검찰은 빼돌린 회삿돈이 대부분 장 회장의 도박 판돈을 비롯해 일가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사실상 장 회장과 경영에 참여하는 가족들의 개인비리에서 수사가 시작된 셈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그룹 차원의 계열사 부당지원이나 회계부정 적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맡은 공정거래조세조사부가 원래 공정거래 사건 담당인데다 사실상 '대기업 전담 특수부' 역할을 맡고 있기 때문이다.

동국제강은 장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들에 그룹 차원에서 일감을 몰아준다는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IT업체 DK유엔씨와 동국제강 사옥 관리업무를 독점하는 페럼인프라 등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