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형 중소기업신문 기업정보분석연구소장·전 한국은행 부원장
전주형 중소기업신문 기업정보분석연구소장·전 한국은행 부원장

지난 7월 1일 중국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뤘다. 14억 인구대국 중국은 1970년대말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정책 시행 이후 고속성장가도를 달려 마침내 2019년에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1만 달러 수준에 도달했다. 2001년 1000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중국의 1인당 GDP가 18년만에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는 전세계 평균인 1만1000 달러 수준에 근접했다.

경제규모면에서 중국은 2010년 일본을 추월했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도약했다. 현재 중국은 미국와 함께 세계경제를 이끌어 가고 있는 두 축이다. 미국은 전세계 GDP의 4분의 1를, 중국은 6분의 1를 각각 점하고 있다. 두 국가를 합친 경제규모는 전세계 경제규모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1960년대만 해도 미국이 전세계 GDP의 약 40%를 점하여 절대강국의 지위를 누렸다.

대한민국은 경제개발계획이 시행된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고속성장을 지속하여 1977년부터 1994년까지 17년만에 1인당 GDP가 1000 달러 수준에서 1만 달러 수준으로 10배 늘어났다. 2017년에는 선진국의 문턱인 3만 달러를 돌파하여 물질적으로는 선진국에 진입했다. 경제규모면에서도 2018년에 세계10위권에 진입했고, 2019년에 세계12위로 후퇴했다가 작년에 세계10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제 우리나라는 선진국들의 모임인 G7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는 국가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지난 7월 2일에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로부터 선진국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앞으로도 세계경제는 미국이 주도하고 중국이 바짝 추격하는 형태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2028년에는 중국이 경제규모면에서 미국을 추월해 세계1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몇년간의 실질성장률과 현재의 물가목표치를 감안하여 중국의 명목성장률을 9%로 전망하면 중국의 GDP는 2028년에 2020년의 2배인 29.3조 달러에 도달하게 된다. 8년만에 중국의 GDP 규모가 2배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2010년대의 성장기록으로부터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중국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7년만에 GDP 규모가 6조 달러에서 12조 달러로 2배가 되었다. 반면에 미국은 명목성장률을 4%로 전망하면 2028년에 28.6조 달러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2028년은 중국에게 18세기 청나라 시절에 누렸던 세계경제 중추 역할을 되찾는 원년이 될 것이다.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난 18세기 이전에는 당시 청나라가 세계경제의 중심축이었다.

중국의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인접국인 우리나라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 2001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중국 GDP 규모가 2배로 늘어날 때 우리나라 수출의 중국 의존도(총수출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가 12.1%애서 21.3%로 급격히 상승했던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올 상반기 우리나라 수출의 중국 의존도는 25.1%로 국교가 수립된 1992년의 3.5%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다행인 것은 2010년대 들어 중국의 경제규모가 2배로 커졌음에도 의존도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점이다. 2010년에 25% 수준이던 의존도는 중국의 경제규모가 2배로 커진 2017년에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 신장세가 둔화되고 우리나라가 내수중시 성장전략을 추진하면서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낮아진 점과 우리나라가 베트남 등으로 수출지역 다변화를 꾀한 것이 의존도 상승을 억제했다.

중국이 세계경제 주도국으로 올라설 향후 8년 동안 이미 중국과 깊은 연관관계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중국 경제의 영향력 확대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한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 그만큼 경제의 변동성이 커지므로 우리나라는 수출의 중국 의존도 상승을 억제하는 정책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 현재의 내수중시 성장전략으로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이룩하여 대외의존도를 낮춰야 하고 인도 말레이시아 등 신흥개도국으로의 수출지역 다변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2016년에 사드(THAAD)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보복을 경험한 우리나라로서는 중국 의존도 상승을 억제하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대외경제정책 목표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전주형 중소기업신문 기업정보분석연구소장·전 한국은행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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