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의장 "미래지향적 혁신 적임자로 남궁훈 결론"

사진/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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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 임원들의 주식 대량 매각으로 위기에 빠진 카카오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잇따라 대책을 내놓았다. 새로운 리더십을 내세우고 사업을 메타버스 중심으로 재편한다. 특단의 대책을 시행한 카카오가 급락한 떨어진 주가를 회복하고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범수 의장의 특명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지난 20일 카카오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카카오 11년동안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많은 공동체의 회사들이 성장해왔지만, 이제는 카카오톡의 다음 비전을 고민해야하는 시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지향적 혁신을 실현해 나갈 적임자를 논의하는 테이블을 열었고, 엔케이(남궁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며 “카카오게임즈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키는 경험을 축적했을 뿐 아니라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으로서 공동체 차원의 미래를 함께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카카오가 빠르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사회적 신뢰 회복을 위한 혁신이다. 그간 카카오는 3000억 원 규모의 상생기금과 임직원 주식 매도 금지 규정을 내놨지만, 잇따라 논란이 반복되면서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김 의장 역시 "카카오가 오랫동안 쌓아온 사회의 신뢰를 많이 잃고 있는 것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던 미래지향적 혁신과, 지금의 카카오 규모에 요구되는 시스템 구현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남궁훈 대표 신사업 구상

이날 카카오는 차기 카카오 대표로 남궁훈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을 카카오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남궁 카카오 신임 대표는 김범수 의장이 삼성SDS 재직 시절부터 함께해온 인물로 NHN USA 대표, CJ 인터넷 대표, 위메이드 대표, 카카오게임즈 대표를 지냈다.

남궁 신임 대표는 국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온라인 게임 분야의 전문가다. 검은사막'과 '배틀그라운드' 퍼블리싱, ‘오딘’ 등을 흥행시키며 카카오게임즈를 글로벌 종합 게임사로 발돋움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로볼록스, 마인크래프트 등의 플랫폼이 게임에서 출발했듯, 게임은 메타버스의 핵심 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산업이다. 남궁 대표 역시 카카오게임즈 대표 시절부터 메타버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궁 신임 대표는 지난해 3분기 카카오게임즈 실적발표 후 주주서한을 통해 "향후 플레이를 통해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결합되는 '스포츠', '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세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남궁 신임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우리는 다시 새로운 땅을 개척하는 관점에서 모든 사업 전략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며 "기존 세상의 기술 혁신보다는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기업을 개편해 새 땅을 개척하는 것이 국민의 요구와 카카오의 창업 정신을 모두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카카오 공동체에는 디지털 세상의 3단계 형태(텍스트, 소리와 이미지, 멀티미디어)를 다 보유하고 있다"면서 "이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세상을 새롭게 구성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그간 내수 중심이었던 카카오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남궁 대표는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방대한 텍스트에 바탕을 둔 카카오의 자산이며, 당연히 메타버스에서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떨어진 주가 만회할까

남궁 신임 대표는 위메이드 대표로 지낼 당시 사업구조를 온라인 중심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변화시킨 저력이 있다. 과감한 변화를 이끌어냈던 남궁 대표가 카카오 조직을 쇄신하고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떨어진 주가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모빌리티 등 골목상권 침해와 ‘갑질 논란’ 등에 시달렸고, 정부의 플랫폼 규제로 주가에 악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사건은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 임원진의 '먹튀' 논란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전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상장 한 달만에 스톡옵션으로 취득한 주식 44만여주를 매도하면서 비판을 받았다.

앞서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9월 3일 종가 기준 15만650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21일에는 9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1월29일 23만8500원까지 올랐다가 지난 21일에는 14만5000원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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