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포스코건설·GS건설 모두 청약 마감 실패해
미분양 전국 1위인데 인허가 늘어…수요 없는데 빈집만

대구 북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구 북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구 아파트 시장에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등 대형브랜드 아파트도 연거푸 고배를 마시고 있다.

최근 분양을 실시한 대형건설사 3곳에서 모두 대규모 미달이 발생한 가운데 준공되는 주택은 계속 늘고 있어 ‘초과잉 공급’ 우려가 계속해서 커지는 상황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7~8월동안 대구에서 분양을 실시한 대형건설사는 현대건설, 포스코건설, GS건설 총 3곳이나, 브랜드 파워가 무색하게 대부분의 주택형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먼저 전날 당첨자가 발표된 현대건설의 대구광역시 서구 비산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 서대구역 센트럴’의 경우 3개 주택 유형에서 총 757가구를 모집했으나 106명만이 모이면서 600가구를 훌쩍 넘는 미달이 나왔다.

같은 건설사에서 대구광역시 남구 대명동에 지난달 18일 분양한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 2차’는 총 967가구를 공급했으나 청약은 244건에 그쳐 9개의 주택 유형 모두 미달됐다. 두 달만에 현대건설 한 곳에서만 1374건의 미분양이 발생한 것이다.

현대건설과 함께 시공능력 평가 5위권에 들어가는 포스코건설과 GS건설도 ‘미분양 폭탄’을 맞았다.

지난달 25일 분양을 시작해 이달 2일 결과를 발표한 대구광역시 달서구 본동의 포스코건설 ‘더샵 달서센트엘로’는 270가구를 모집했지만 24가구만이 몰려 모집인원의 10%도 채우지 못했다. GS건설이 지난달 4일 청약을 시작한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의 ‘범저자이’도 399가구 모집에 269명이 몰리면서 6개 주택 유형 중 5개가 미달됐다.

일반적으로 대형건설사가 공급하는 브랜드 아파트가 기술력·경험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인기가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무더기 미분양은 이례적이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의 경우, 지난 5월 이후 대구를 제외한 경북과 인천, 경북 등에서 분양한 5개 단지에서 모두 미달 없이 청약 마감에 성공했다. 특히 이중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1590가구를 공급하는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1블록의 경우 모집 수의 15배에 가까운 1만4688명이 몰렸고, 주택 유행에 따른 최대 경쟁률은 26.98 : 1에 달했다.

같은 기간 포스코건설이 경남과 경기에서 분양한 3개 단지도 모두 마감에 성공했다.

청약시장의 ‘보증수표’와도 같았던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파워가 대구에서 빛을 잃는 것은 ‘초과잉 공급’이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6월 주택 통계 발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주택은 6718가구에 달해 전국 17개 시도 중 1위였으며, 수도권 전체 미분양 주택 4456가구보다도 2262가구나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대구의 6월 인허가 실적은 5657가구로 전년 동월과 비교해 7배나 폭증한 상태다. 분양 시장이 활성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도 6월에만 3540가구가 준공되면서 수요를 공급이 훨씬 앞질러가고 있는 것이다.

앞서 대구는 지난달 5일 수성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바 있으나 여전히 미분양이 유지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비규제지역이 되면서 각종 규제가 완화됐지만, 그 이상으로 공급 과잉과 집값 하락 등 우려가 더욱 커 시장 위축이 풀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대형건설사의 브랜드 파워라도 ‘만능 해결사’는 아니다”라며 “과잉공급과 집값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한 대구의 미분양 사태 또한 장기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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