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홈플러스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삼양식품,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주요 유통업체가 납품할 물량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에 다시 한 번 나서면서다. LG생활건강은 상황을 지켜보며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하지 못하며 납품을 중단하는 유통업체들이 속속 발생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8월부터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한 상태다. 아모레퍼시픽은 홈플러스와 연간 단위 계약으로 상품을 납품했는데 대금이 정상적으로 회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부터는 삼양식품도 홈플러스에 납품을 중단하며 매대에서 불닭볶음면 등 인기 상품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LG생활건강은 납품을 중단한 것은 아니지만 상황을 보며 물량을 조절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 지자 폐점을 보류해 온 15개 점포 중 일부 점포의 영업 중단을 검토중이다. 서울 가양점, 부산 장림점, 고양 일산점, 수원 원천점, 울산 북구점 등 5곳이 연내 영업중단 가능성이 높은 점포로 지목된다.
앞서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해 폐점을 고지했던 전국 15곳의 매장을 연말까지 이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납품 중단과 일부 점포에서 임대 업주의 퇴점, 인력 유출 등이 이어지자 결국 정상 영업이 어려워졌다.
M&A(인수합병)를 통한 기업회생도 난관에 봉착했다. AI 핀테크 기업 '하렉스인포텍'과 부동산 개발업체 '스노마드'가 홈플러스 인수 의향을 밝혔지만, 이들은 지난달 26일 열린 1차 공개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하렉스인포텍과 스노마드는 자본 규모와 재정 상태, 업력 등이 홈플러스 인수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원은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제출 마감 시한을 오는 12월 29일로 지정했다. 이 날까지 새로운 인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홈플러스는 강제 매각이나 파산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정치권은 농협에 홈플러스 인수를 압박하고 있지만 하나로유통 등에서 수 백억원대의 적자를 내고 있는 농협도 홈플러스 인수에는 소극적인 모양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청산가치가 3조 6000억원에 달하고 지난해 수 천억원대의 적자를 기록한 홈플러스를 인수할 곳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 및 정치권과의 협력, 대주주 MBK의 특단의 대책 등이 어우러져야 10만명에 달하는 직간접 고용인원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