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4곳 '10만전자' 전망…미래에셋 10.5만원 최고가 제시
반도체·스마트폰이 실적 견인…1분기 영업익 최대 5.5조 예상

증권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원대로 상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원대로 상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올해 들어서도 7만원대 박스권에 갇혀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1분기 반도체 업황 개선과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잇따라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상향했다. 이달 초 미래에셋증권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가장 높게 제시한 이후 SK증권, 메리츠증권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내다봤다. 이로써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한 증권사는 네 곳으로 늘었다.

◆ '8만전자' 턱밑에서 추락…증권가는 "10만원 간다"

15일 금융투자업계·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달 삼성전자 종목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6곳(신한투자·미래에셋·KB·IBK투자·SK·메리츠증권) 중 3곳(미래에셋·SK·메리츠증권)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제시했다. 지난달 하나증권이 올해 처음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하면서 '10만전자'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는 총 4곳이 됐다.

이 중 미래에셋증권이 목표주가를 10만5000원으로 내다보며 가장 높게 제시했고 메리츠증권은 기존 9만5000원으로 전망했던 목표주가를 5000원 상향해 10만원으로 높였다. SK증권은 증권사 리서치센터 중에서 가장 먼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으로 제시한 곳으로 현재까지 10만원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원대에서 횡보 중이다. 지난 1월 2일 종가 기준 7만9600원까지 오르며 '8만전자' 입성 기대감을 키웠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차익실현 매물과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한 AI 반도체 테마 라인에서 소외되는 모습을 보이며 7만원대 박스권에서 갇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증권가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0만원대까지 바라보는 이유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예상치를 웃돌 스마트폰 출하량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낸드(NAND) 출하량, D램 판가, 스마트폰 출하량을 상향조정하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3조원에서 5조5000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여전히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스페셜티 D램에서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되지 않고 있지만 후행적인 레거시 메모리 판가 상승이 실적 개선뿐 아니라 재고 평가손실 충당금 환입까지 발생시키며 예상보다 강한 실적으로 귀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바일경험(MX) 부문도 갤럭시S24 출하량 추정치를 기존 1320만대에서 1350만대로 늘렸다"며 "모바일 사업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 예상치를 기존의 3조5000억원에서 3조8000억원으로 올린다"고 덧붙였다.

SK증권은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4조2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주요 사업 부분별로는 반도체(DS)가 -5000억원, 디스플레이가 5000억원, 디바이스 경험이 4조원, 자회사 하만이 1000억원 등이다.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메모리는 가격 인상 정책을 관철하는 가운데 낸드 판가의 낮은 기저(4분기 재고 감축을 위한 전략적 출하)에 따른 가격 반등 폭이 예상을 상회하며 흑자전환 가시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이어 "MX 또한 갤럭시 S24 울트라 모델의 판매 호조로 호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엔비디아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중인 삼성전자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최근 글로벌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와 탈동조화 흐름을 보인다는 부분이다. 이달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총 4거래일 크게 하락한 바 있는데 삼성전자는 이 중 3거래일은 되려 주가가 상승했다.

엔비디아 주가가 5.5% 급락한 지난 8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52%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11일(-2.00%), 13일(-1.12%), 14일(-3.24%)에도 1% 이상 하락했으나 같은 날 삼성전자는 11일을 제외하고 13일(1.24%), 14일(0.27%) 모두 올랐다.

한편 글로벌 HBM 시장을 50% 이상 점유 중인 SK하이닉스의 경우 8일(+4.24%)을 제외하고 11일(-3.08%), 13일(-1.27%), 14일(-1.04%) 모두 하락했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사실상 엔비디아에 HBM을 독점 공급하며 엔비디아 중심의 AI 반도체 테마 라인에서 국내 증시 대표주로 평가받고 있다.

수급 상황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를 내다 팔던 기관과 연기금이 이달 들어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이달 첫 거래일인 4일부터 전날까지 기관과 연기금은 삼성전자 주식을 각각 5273억원, 2300억원어치 사들였다. 올해 1월 2일부터 2월 29일까지 4조2842억원(기관), 8205억원(연기금)어치를 순매도한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한 연구원은 "메모리는 HBM3, 3e 의 시장 침투 확대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것은 사실이나 시장 강세와 마이크론의 낮은 생산 능력을 감안하면 영역 확대에 대한 의구심은 낮으며 업계의 HBM 증설에 따른 생산능력 손실(Capa loss)을 감안하면 원자재 상품(Commodity) 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높아지는 구간"이라며 "또한 파운드리는 하반기 선단공정 가동률 증가로 흑자전환을, 디스플레이 부문(SDC) 역시 상반기 낮은 기저와 계절성을 감안하면 상저하고의 패턴이 예상된다"고 했다.

신한투자증권 노동길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펀더멘털을 온전히 반영하고 있지 않다"며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51.1% 증가한 상황에서 삼성전자 상승률은 19.2%에 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미국 제조업 경기가 2분기 중 반등 추세를 지속한다면 반도체 수출 전선에 문제는 없다"며 "수출과 삼성전자 주가 간 갭 메우기 상승세는 남아 있고 반도체 수출 기저효과는 최소 3분기 말까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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