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 본격 가동…美 시러큐스 매출 2286억
내년 'ADC' 생산 목표…송도플랜트 착공 앞둬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홈페이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BMS 사업 수주의 영향으로 지난해 약 2300억원의 매출을 내며 창립 이래 첫 흑자를 달성했다. 추가적인 수주 소식은 아직 들려오지 않은 가운데 롯바는 연내 송도 바이오플랜트 착공에 집중해 대규모 생산능력 확보에 나선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286억원과 영업이익 266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BMS에서 지난 2022년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이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 건까지 함께 인수하며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22년 6월 설립된 롯바의 같은 해 매출은 0원·영업손실은 222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현재 시러큐스 공장의 생산능력(CAPA)은 상업용 의약품 기준 5000L 바이오리액터 8개 규모(4만L)·임상용 의약품 기준 1100L 바이오리액터 4개와 140L 바이오리액터 4개 규모다. 이미 일정 수준의 생산 규모를 갖춘 시설을 인수하면서 사업 출범 직후 상업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은 시러큐스 인수의 가장 큰 효과다. 

시러큐스 공장의 주요 생산 품목은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여보이 ▲신장이식 면역 억제제 뉴로직스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엠플리시티 등이다. 

BMS에서 인수한 CDMO 계약은 3년간 지속돼 오는 2025년 만료된다. 향후 장기적인 매출 확보를 위해서는 신규 CDMO 고객사 수주가 필수적이다. 롯바는 추가 수주를 목표로 글로벌 박람회와 미팅 등을 진행하며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다. 

롯바는 오는 2030년까지 송도 바이오플랜트의 1~3공장 완공과 상업 생산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6년 하반기까지 제1공장의 GMP(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 작업도 목표로 내세웠다. 

현재 시러큐스 공장이 거의 전체 생산량을 꽉 채워 가동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 제1공장이 완공돼야 대규모 포트폴리오의 추가 수주·생산도 가능할 전망이다. 당장 추가 운용이 가능한 생산 시설이 없다는 점이 롯바로서는 뼈아픈 대목일 수 있다. 

대표적인 경쟁사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2011년 4월 창립 후 약 2년이 걸려 2013년 7월 BMS와 첫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0월에 로슈와 원제의약품 생산계약을 체결하며 글로벌 CDMO 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삼바의 경우 2012년 7월에 이미 3만L 규모의 제1공장이 완공된 상태였다. 또한 2015년 2월에 15만4000L 규모의 제2공장을 완공하며 생산능력이 20만L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생산량 증설이 무조건적인 CDMO 계약 수주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삼바는 제2공장 완공(2015년)을 기점으로 매출이 증가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종속기업에서 제외된 2015년부터 3년간 별도기준 매출은 ▲2015년 913억원 ▲2016년 2946억원 ▲2017년 4646억원 등이다. 

롯바는 올해 상반기 착공을 앞둔 송도 바이오플랜트 제1공장을 기준으로 1만5000L 규모의 바이오리액터 8개(12만L) 등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고역가 의약품 생산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이 경우 시러큐스 공장을 포함한 롯바의 생산규모는 최소 16만L에 달한다. 

송도 플랜트 완공 전까지는 시러큐스 공장을 활용한 2025년 이후의 생산계약 체결이나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시설 증설 등이 매출에 추가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롯바는 국내외 ADC 전문 바이오텍과 연달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해당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는 분위기다. 여기에는 ADC 전문 위탁생산 기업이 아직 많지 않고 국내에서도 '블루오션'에 해당해 후발주자로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는다는 계산도 들어갔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기적으로 롯바의 사업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부 요인으로는 지난 6일 미국 상원의 국토안보위원회가 통과시킨 '생물보안법'이 꼽힌다. 해당 법안은 BGI·우시앱텍 등 중국 바이오텍과 그 계열사의 미국 연방기관 거래를 제한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해당 법안이 미국 의회에서 상·하원 전체회의를 통과해 대통령 승인까지 이뤄질 경우 미국 내에서 중국 바이오텍의 사업 운용은 상당 부분 제약을 받게 된다. 

특히 우시앱텍의 계열사인 우시바이오로직스의 경우 2022년 글로벌 CDMO 매출 기준 삼바보다 앞선 4위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 내 매출 비중도 높은 편이다. 실제로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정부가 법적 제한을 둘 경우 해당 기업들의 사업 빈자리에 국내 기업이 진출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우시바이오로직스에서 분사한 우시XDX 역시 ADC CDMO 전문 기업으로 현재 국내 ADC 사업을 운용하는 바이오텍 상당수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롯바의 입장에선 국내외 사업 수주를 위해 뛰어넘어야 하는 주요 경쟁자 중 하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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