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설된 '엔진설계실' 커뮤니티에 고객 요구 쏟아져
팰리세이드도 거론…"미국 연비·캐시카우 역할 위해 필요"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모델 외장. 사진/현대자동차
제네시스 G80 부분변경 모델 외장.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이 2년 만에 새로운 엔진 개발을 위해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소문만 무성하던 제네시스 ‘2.5L 하이브리드’ 엔진 탑재 모델이 나올 것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양희원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을 수장으로 연구개발본부 전동화성능개발센터 내 엔진설계실을 신설하고, 기존에 전동화 부서로 흩어져 있던 내연기관 연구개발 인력을 한 곳으로 모았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2.5L 하이브리드 엔진을 제네시스 모델에 탑재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라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6만9175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23% 성장률을 보였다. 경쟁 브랜드면서 대부분 하이브리드 모델을 가진 렉서스는 32만여 대 판매,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변속기는 전륜형 변속기로, 후륜구동인 제네시스를 위해 별도로 개발해야 하기에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팰리세이드는 좀 더 구체적이다. 팰리세이드는 3.8 가솔린과 2.2 디젤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기아 노조 소식지에 따르면 세타 3 엔진 기반 2.5L 가솔린 터보와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2025년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현대차가 2.5L 하이브리드 엔진을 꺼내길 바라는 건 이미 2~3년 전부터 있어 왔다. 2022년 말 4세대 KA4 카니발에 2.5L 하이브리드 엔진이 탑재될 것이란 소문이 돌았지만 사실이 아니었다.

현대차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재 그랜져, 코나, 더 뉴 아반떼, 스타리아 등 모델에 적용된 엔진은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또는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1.6 하이브리드',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 등이다. 쏘나타 디 엣지 하이브리드는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2.0을 탑재했다.

1.6L 터보 엔진은 2.0 자연흡기보다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의 숫자는 배기량으로 1.6은 1600cc, 2.0은 2000cc를 의미한다. 자연흡기는 말 그대로 외부 공기를 그대로 받아들여 엔진을 가동시킨다. 반면 터보 엔진은 압축된 공기를 실린더에 공급하는 과급기를 통해 엔진의 흡입 효율을 높여 출력과 토크를 증대시킴으로써, 더 적은 배기량에도 우월한 성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에 2.5L 하이브리드 엔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하이브리드 상위 모델에 적용하기엔 기존 엔진의 힘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하이브리드 차량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는 토요타 모델 중 '크라운' 하이브리드는 2.5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세부 스펙을 보면 배기량은 2487cc, 시스템 총출력은 239PS, 최고출력은 186PS/6000rpm을 보여주고 있다. 동급으로 여겨지는 그랜져 하이브리는 배기량 1598cc, 시스템 총출력 230PS, 최고출력 180PS/5500rpm으로 적혀있다. 배기량과 무게가 클수록 연비가 떨어지지만, 크라운 하이브리드 모델은 복합연비 기준 17.2km/ℓ로, 470kg 가량 더 가벼운 그랜져 18.0km/ℓ와 유사하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 SUV와 하이브리드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2.5L 하이브리드 엔진은 더욱 필요해지고 있다.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장착한 토요타의 하이랜더(HIGHLANDER 2.5 HEV LIMITED)는 배기량 2487cc, 시스템 총출력 246PS, 최고출력 188PS/6000rpm을 보여주고 있다. 동급으로 여겨지는 디 올 뉴 싼타페 하이브리드(7인승)는 배기량 1598cc, 시스템 총출력 235PS, 최고출력 180PS/5500rpm이다. 연비는 하이랜더가 13.8km/ℓ, 싼타페가 13.6km/ℓ며, 무게는 하이랜더가 100kg 더 무겁다.

다만 최대토크에서는 현대차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토요타 모델들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은 주요 시장 중 가장 연비 규제가 약하기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기차 판매 증가에 대한 부담을 낮춰 줄 수 있고, 전기차 전환 시기에 수익성 측면과 현금흐름 측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며 "싼타페 하이브리드(13.6km/ℓ)로는 2026년 미국시장 연비 규제 대응이 어렵고 유럽은 2021년부터 프리우스 (22.9km/ℓ)도 대응이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은 2026년 20.8km/ℓ, 유럽은 2021년부터 26.5km/ℓ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이달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제네시스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트림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