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2%, 가입자 80만 명↓…알뜰폰 150만명 증가
정부 "50만원' 압박에도 "30만원" 유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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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이동통신 3사가 7조원이 넘는 마케팅 비용을 사용했음에도 알뜰폰으로 사용자가 대거 넘어갔다. 이들을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을 확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2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지난해 마케팅비는 7조7533억원으로 전년(7조9000억원) 대비 1.8% 감소했다. 통신사별로 보면 SK텔레콤 3조450억원, KT 2조5437억원, LG유플러스 2조164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비 0.6%, 1.2%, 4.9% 감소한 수치다.

이통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한 출혈경쟁을 벌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레 가입자 수도 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난해 말 기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SKT의 휴대폰 고객용 회선은 2297만7041개로 전년 동기(2327만7848개)보다 30만807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KT는 1351만6647개, LG유플러스는 1094만3839개로 전년 동기(1374만6584개, 1119만8523개) 대비 각각 22만9937개, 25만4684개 줄었다.

마케팅비 감소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신작 출시효과도 반감되는 결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업계의 성수기인 1·3분기에도 하락세가 계속됐다. 갤럭시S23 시리즈 출시로 1분기 하락폭이 완만해졌지만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1분기 말인 3월 통신사별 휴대폰 고객용 회선은 SKT 2327만4838개, KT 1371만7326개, LG유플러스 1116만7265개로 대략 3000~3만개가량만 줄면서 감소세 폭이 크지 않았다.

다만 갤럭시Z 플립5·폴드5가 출시된 3분기 말인 9월에는 감소세 폭이 눈에 띄게 확대됐다. 9월 휴대폰 고객용 회선은 SKT 2309만4699개, KT 1359만1062개, LG유플러스 1101만874개로 모든 통신사에서 2022년 12월 대비 20만개 이상 차이나기 시작했다. 이 기세는 아이폰15 시리즈 영향이 반영된 4분기까지 이어졌다.

통신 3사에서 이탈한 가입자의 대다수는 알뜰폰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알뜰폰 가입자 수는 2022년 12월 726만9908만명에서 지난해 12월 871만9267명까지 150만 명 가량 늘었다.

이에 따라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이 가입자를 끌어올 수 있는 하나의 묘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통신 3사의 번호이동 전환지원금은 최대 30만~33만원으로 직전 최대치인 13만원보다 껑충 뛰었다. 정부에서는 지속해서 최대 50만원까지 상향하도록 압박하고 있지만 업계 내에서는 30만원대도 대폭 높였다는 분위기다.

통신 시장이 포화되면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도 가입자를 유인하기 어려운만큼 통신사들은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정부 정책에 대응할 전망이다.

유영상 SKT 사장은 전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아직은 지원금이 상향된지 얼마 되지 않아 실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통신시장 경쟁의 축이 요금 등 상품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 차별화된 혜택과 서비스를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경쟁이 가속화하더라도 주주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대응하겠다고”고 덧붙였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더 이상 늘어날 가입자가 없고 탈통신과 관련해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집행되는 비용으로 인해 기존의 유통망에서 지급하는 비용을 줄이는 것이 요즘 트렌드”라며 “또 통신사에서 단말기와 요금제를 결합해서 판매하는 게 일반적인 영업방식이었다면 최근에는 알뜰폰이 활성화되면서 요금과 단말기를 분리해 구매하는 게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도 자주 안 바꾸기 때문에 전환지원금이 도입된 이후에도 번호 이동 수치 자체는 변화가 없다”며 “예전에는 소위 1조원을 뿌려서 1% 가입자를 올리기 불확실하다는 말이 있었다. 당시 관행적으로 쓰던 말에서 시장이 지금 더 포화됐기 때문에 전환지원금을 늘린다고 해서 가입자가 얼마나 늘어난다는 전망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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