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홍콩 GF증권 등 8월 인증 유력 보도
엔비디아, 공급부족으로 퀄테스트 앞당길 가능성

젠슨 황 CEO가 삼성 HBM3E에 남긴 사인. 사진/연합뉴스
젠슨 황 CEO가 삼성 HBM3E에 남긴 사인.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엔비디아 공급이 올해 하반기에 결정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HBM3E 공급부족으로 삼성전자의 퀄테스트를 앞당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 HBM3E 12단의 엔비디아 인증이 이뤄지고 하반기 공급에 돌입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 금융증권사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공급망 복귀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8월 말 HBM3E 12단의 샘플링이 진행될 것이며, 4분기 공급을 위한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 GF증권의 제프 푸 연구원도 삼성전자가 8월 15일 전후로 HBM3E 12단의 엔비디아 인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HBM3E 12단 공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엔비디아도 SK하이닉스와 가격 협상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푸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여전히 공급업체와 HBM3E 12단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며,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가격 인하를 시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HBM4 제품의 엔비디아 인증도 함께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건스탠리는 삼성전자가 8~9월 쯤 HBM4 샘플을 출하하고, 4분기 엔비디아 인증 심사를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6세대(1c) D램 개발을 마무리하며 HBM4 양산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D램 칩 내부에서 전력과 신호가 오가는 핵심 통로 역할을 하는 ‘중앙 배선층’ 구조를 손봐 발열과 성능 문제를 동시에 개선했다.

그동안 중앙 배선층 구조 개선은 오랜 난제로 꼽혀왔다. 이로써 삼성이 메모리 기술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분기점에 들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이달 초 10나노급 1c 공정을 적용한 D램의 내부 양산 승인(PRA)을 획득했다. PRA는 양산 전환에 필요한 기술적 기준을 충족했을 때 부여되는 절차다. 양산에 성공했다는 것은 아니고 양산을 위한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향후 수율 안정화와 고객의 품질 기준, 신뢰성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D1c는 삼성전자의 최신 D램 공정이다. 10나노급 미세공정 기반으로, 1x·1y·1z·1a·1b를 잇는 여섯 번째 세대다. 세대가 높아질수록 회로 선폭은 더 촘촘해지고 메모리 용량·성능은 함께 향상되는 구조다.

이번 공정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복수 층에 적용한 초미세 설계가 특징이다. 절연 구조와 재료를 전면 교체해 셀 간섭과 누설 전류를 줄였고, 발열 제어 능력과 수율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삼성은 이번 개발 과정에서 설계 병목으로 작용해온 중앙 배선층 구조까지 손봤다. 중앙 배선층은 D램 내부에서 전력과 제어 신호를 기억 셀로 분배하는 핵심 경로다. 공정이 미세해질수록 배선 밀도가 높아져 발열과 신호 간섭 문제가 심해지지만, 이번에 배선 면적을 줄이면서도 전력 전달 효율과 열 안정성을 높이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22년 12월 5세대(1b) D램을 개발한 뒤 2년 만에 6세대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c D램을 사용한 HBM4 제품을 올해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특히 SK하이닉스가 HBM3E 12단을 앞세워 점유율을 확대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기술 역전을 위해 HBM4 상용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HBM4는 대역폭과 전력 효율이 대폭 개선된 차세대 규격으로 글로벌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기술 경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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