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엔터 등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 가동…사실상 '이직 권고' 우려

메타 등 외국 플랫폼 기업의 인력 감축 움직임이 거센 가운데 카카오가 계열사 간 인력 재배치에 돌입하면서 감원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비롯한 카카오 일부 계열사는 최근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은 사업 철수 등에 따라 업무 조정이 필요한 임직원들이 카카오 공동체(계열사) 안에서 적합한 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현재는 연차와 직무에 상관 없이 희망자를 조사하는 단계이지만, 공동체 내에서는 전환 대상이 세 자릿수에 이른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공동체 이동 프로그램이 강제성은 띠지 않지만, 업무와 계열사 배치전환에 부담을 느끼는 직원들 사이에선 사실상 '이직 권고'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도 일부 사업 정리 의사를 밝힌 바 있어 직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투자총괄대표는 지난달 4일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현재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더욱 효율화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판단되는 사업은 정리를 계획 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넥스트 챕터'라는 이름으로 경력 10년 이상 또는 직책이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이·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도 했다.
특히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교체 과정에서 임원 20여 명이 면직됐으며, 일부만 재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메타 등 외국 플랫폼 기업도 인력 감축에 나서자 카카오 공동체 내에서 우려와 불만이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직원들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관계자는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걱정한다는 점을 회사도 알고 있다"면서 "직원을 인위적으로 내보내기 위해서 공동체 이동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클라우드·검색 CIC 출범 이후에도) 고객사들에 서비스를 문제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인력을 남긴다"면서 "업계 경기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데, 어려운 상황을 버티고자 미래 성장 전략을 가지고 조직을 재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