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막자 '풍선효과'···예금금리 줄줄이 인상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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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권의 예대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의 대출총량 관리에 따른 가계대출 조이기 여파에 대출수요가 저축은행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로 연말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예수금 확보가 '발등의 불'이 된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며 예대율 낮추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9조5913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조8267억원 늘었다. 이런 증가 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2003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것으로, 한 분기에 1조원 넘게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증가한 것도 2017년 1분기(1조1000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에 은행권이 연말 가계신용대출 중단 조치를 잇따라 내놓으며 돈줄 죄기에 돌입한 만큼 현재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은 3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 대형저축은행 관계자는 "연말 가계신용대출 증가액이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가계의 급전 수요에다 은행 대출문턱이 높아진 영향도 일정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가계대출이 단기간 급증하며 예대율이 치솟자 예·적금 취급을 늘리기 위해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예대율은 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로, 분자인 대출금이 늘어나면 예대율은 이에 비례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올해부터 저축은행은 예대율을 기존 110%에서 100%로 낮춰야 한다. 

SBI저축은행은 4일 복리정기예금 중 12개월 이상 24개월 미만 상품의 만기 우대금리를 연 0.7%에서 연 0.8%로 올렸다. 기본금리 연 1.3%를 더하면 연 2.1%의 금리가 적용된다. 복리자유적금도 기본금리 연 1.3%에 우대금리 0.8%로 0.1%포인트 높였다. OK저축은행도 OK읏샷정기예금(6개월)의 금리를 기존 1.5%에서 1.8%로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저축은행의 고금리 특판예금 출시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예대율 관리를 위해선 기본적으로 가계대출을 줄이고 기업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연말 신용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이 급등해 예수금 확보가 시급해진 상황"이라며 "예금 유치를 위한 저축은행의 수신금리 인상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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