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시대에 나홀로 성장 중이며,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로 ‘구독경제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과거부터 우유·신문 배달 형태로 존재하던 구독경제는 IT기술발전과 함께 영화, 그림, 자동차, 기업용 솔루션까지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로 확산중이다. KOTRA에서 발간한 글로벌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구독경제 시장규모는 465억4000만달러이며 2020년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5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독경제는 2007년 이후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이 임시직이나 비정규직을 필요에 따라 고용하는 긱이코노미(Gig Economy)가 확산되면서 본격 궤도에 올랐다. 소득이 감소한 사람들이 구매가 부담스러운 고가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유하기보다 공유하고 구독하는 소비패턴이 생겨난 것.  

이러한 구독경제 시장은 코로나19로 더욱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1분기에 구독서비스 가입자 증가율은 3.2%로 다소 주춤했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2분기 가입자 증가율은 12%로 상승했다. 구독경제 결제시스템 기업 주오라(Zuora) 발표에 따르면 미디어 스트리밍과 원격 화상 서비스 등에서 가입자가 유독 빠르게 증가했다고 한다.

국내도 이러한 현상은 동일하게 관측된다. 신한은행이 발표한 ‘2020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정기배송 서비스 이용자가 증가해 전국의 소득 생활자 1만명 가운데 정기배송 서비스를 이용중이라고 한 응답자는 25%였다. 6개월 내 이용계획이 있다는 응답자까지 포함하면 40%에 육박한다.
 
그렇다면, 구독경제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소비자 입장에서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는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수익 창출과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조사기관 Invesp 설문결과를 보면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로 ‘편리함(24%)’과 ‘가격(23%)’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독서비스에는 다양한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과 서비스가 존재하는데 몇 가지를 살펴보자. 특정한 테마로 제품을 상자에 담아 소비자에게 배송해주는 ‘구독상자’ 형태의 구독서비스가 있다. 미국의 경우 분야별로는 식료품(19.3%), 취미(15.4%), 뷰티(10.4%), 여성관련 용품(8.6%) 순으로 인기가 높으며, 구독상자 서비스 이용자의 35%는 3가지 이상, 약 50%는 두가지 이상의 구독박스를 이용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Blue Apron’은 환경을 보존하고 신선한 재료와 육류를 사용한 밀키트 구독 서비스로, 코로나19로 구독자가 급상승했다.  

방송, 영화, 음원, 출판물 등의 컨텐츠를 정기결제를 통해 서비스하는 ‘미디어 스트리밍’ 구독서비스도 대중적이다. 미국의 전체 구독서비스 이용자 중 약 45% 이상이 스트리밍 구독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넷플릭스’를 들 수 있다. 월정액을 내면 전세계 영화나 드라마를 무제한으로 시청할 수 있고, 시청자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콘텐츠도 추천해준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 2020년 1년간 3700만 명이 추가로 신규 가입해 총 2억370만명의 구독자 수를 기록했다고 한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가장 수혜를 본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에는 카카오가 월정액을 내면 이모티콘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기구독 상품을 출시해 눈길을 끈다. 카카오톡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구독서비스다. 그동안 베타서비스로 진행해 온 ‘톡서랍 플러스’도 공식 출시했다. 사진, 동영상, 파일, 링크 등 각 채팅방에 흩어져 있는 개인의 디지털 자산을 월정액을 내면 안전하게 보관해 준다. 구독서비스의 영역이 이제 개인의 디지털 소통과 디지털 자산의 영역으로 확장된 점이 이색적이다.

이제는 소프트웨어도 구독하는 시대다. ‘SaaS(Software as a Service)’ 구독서비스는 클라우드에 접속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 없이 사용하거나 라이선스를 월 구독형태로 취득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의 구독서비스다. 

대표적인 사례로 ‘MS Office 365’가 있다. 기존에 CD를 통해 판매되던 소프트웨어를 정기결제로 온라인상에서 소프트웨어 사용권을 부여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SaaS 구독 서비스를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SaaS 플랫폼 ‘비즈니스나우’도 눈여겨볼 만하다. 기업에 필요한 협업툴, 회계, HR 등 분야별 솔루션들이 등록돼 있어, 산업/규모별 SaaS 구독서비스를 추천해주고, 구독중인 다양한 솔루션들을 한 곳에서 모니터링 및 관리할 수 있어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준다. 코로나로 재택근무나 원격근무가 일상화되면서 관련 SaaS구독서비스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유독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구독경제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이제 ‘소유보다 공유’,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로 소비층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소유하지 않고 자신의 형편과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는 ‘구독서비스’는 향후 빅데이터나 AI기술의 응용에 힘입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품이나 서비스, 컨텐츠에 차별화된 강점과 경쟁력이 확보된 기업이라면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진입하기에 좋은 비즈니스모델이 아닐까 한다. 최근에는 산업용 제품도 구독서비스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전구, 타이어, 항공기 엔진 등도 이제 기업이 직접 소유하지 않고 구독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B2B 기업들도 이러한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자사의 사업모델에 구독서비스를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인사이트를 찾아보길 바란다.

이수빈 글램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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