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호 중소벤처무역협회 해외시장경제연구원 부원장·경제학 박사
이원호 중소벤처무역협회 해외시장경제연구원 부원장·경제학 박사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일 ‘2021년 4월 수출입 동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512억 달러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1.1% 증가한 수치고, 역대 4월 수출액으로는 가장 높은 실적이라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수출이 전년 대비 24.3% 감소한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4월 수출은 놀라운 결과다.

수출 실적뿐만 아니라 내용도 상당히 좋다. 먼저 작년 10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후 11월부터 올 4월까지 6개월 동안 플러스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수출 부문에서만큼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양새다. 다음으로 반도체, 자동차는 물론이고 그동안 부진했던 일반기계,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 등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 품목의 다변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적으로 보면 4대 주력시장(중국, 미국, EU, 아세안)으로 수출은 30% 이상 증가한 반면, 신남방 및 신북방 시장의 핵심 지역인 인도(+154.5%)와 CIS(+71.9%) 시장으로 수출이 크게 늘어난 점은 앞으로 우리 수출의 미래를 밝게 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처럼 15개 주력 품목과 9개 주요 지역으로 수출이 모두 늘어나게 된 주요한 원인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수요 측면은 우리의 주력 시장인 중국, 미국, EU 등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보급과 더불어 경제 회복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이 지역에서 수요가 증가했다는데 있다. 한편 공급 측면은 지난해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세계 경제가 급속한 침체를 겪었지만 우리나라는 초기 방역에 성공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충격을 적게 받았다. 따라서 지난해 말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글로벌 수요에 대응이 가능한 생산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원활한 수출이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수출은 글로벌 경제의 선행 지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 이후 수출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세계 경제의 탄탄한 회복세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또한 세계 경제의 회복세에 따라 우리 수출은 다시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4월 수출의 증가세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고 하겠다.

물론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내외 경제 환경이 마냥 장밋빛이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현재의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가장 우려가 되는 부분은 최근 들어 미·중 무역 갈등의 양상이 글로벌 공급망(GVC)이 재편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바이든 정부가 미국 내 생산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어 반도체 수출 대국으로서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또한 세계 경제의 급격한 회복에 힘입어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주요 부품의 조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차량용 반도체가 촉발한 반도체 품귀 현상이 또 다른 주요 제품들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립해 나가야 한다.

 우리 경제는 전통적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수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호재다. 다만 이러한 증가세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새롭게 변화할 대내외 환경에서도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사전에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원호 중소벤처무역협회 해외시장경제연구원 부원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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