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5%대 급락 마감…삼성전자·네이버·삼성SDI 등도 1%↓
물가상승에 금리 우려 재부상 "기술주 대신 가치주 대응해야"

사진/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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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유럽과 중국 등 전 세계의 경제지표 호조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금리 인상' 공포가 기술주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반면 금리 인상과 실적 개선세를 등에 업은 가치주 '강세론'은 다시 힘을 받는 모습이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국내 대표 기술주들이 줄줄이 하락 마감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48%(1200원) 내린 8만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도 2.85%(3500원) 하락한 11만9500원에 마감했다.  

LG화학(-5.27%)과 셀트리온(-2.96%), 네이버(-1.72%), 카카오(-1.31%), 삼성SDI(-1.25%)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기술주들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약세를 면치 못했다. 애플 주가는 장중 3% 이상 급락했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줄여 0.74% 하락세로 마감했고, 테슬라 주가는 1.9%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43포인트(0.09%) 떨어진 13,389.43으로 장을 마쳤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해 장중 1.62%를 넘어서기도 했다. 특히 다음날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공포가 재부상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4월 CPI가 전년 대비 3.6% 오르고, 근원 CPI는 전년 대비 2.3% 상승해 전달의 2.6%와 1.6% 상승을 모두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가파르고 지속적인 인플레이션과 경기 정상화에 따른 금리 상승 등이 미국와 한국의 대형 기술주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예상보다 빠른 경제 회복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에 긴축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자 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지금은 통화 긴축에 나설 때가 아니다"라고 일제히 한 목소리를 냈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미국경제기자협회(SABEW) 주최 원격 행사에서 "고용과 물가상승률은 우리의 목표로부터 아직 멀다"며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물가 상승은 단지 (경제)재개 후 일정 기간의 임금 또는 가격 상승뿐 아니라 (물가가) 지속해서 빠른 속도로 계속 올라갈 것이라는 광범위한 전망을 동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의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을 당장 수정할 필요가 없다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매파'로 꼽히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총재도 이날 야후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더 많은 진전, 더 광범위한 진전이 있어야 한다"며 평균 2% 이상의 물가상승률과 최대고용의 목표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견해를 보였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총재 역시 CNBC방송에 출연해 "여기서 테이퍼링을 이야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면서 "터널의 끝이 보일지라도 우리는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 우리는 터널의 끝까지 온 힘을 다해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기술주 대비 가치주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상승 문제가 다시 글로벌 증시를 강타하면서 소재·에너지, 금융 등 가치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리 문제와 세금 이슈로 미국 나스닥이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금리가 크게 상승하지 않고 있는데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지난주 고용 부진으로 잠잠했던 금리 문제가 이번주 전세계 물가 발표를 계기로 다시 부각될 수 있는 우려감이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소비자 물가(4월)가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미국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기술주 주가에 계속해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며 미국 금리가 인플레 뿐만 아니라 향후 고용 개선 등으로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가치주(소재/에너지, 금융) 중심으로 시장에 대응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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