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차영 대중가요 평론가·한국콜마 연수원장
유차영 대중가요 평론가·한국콜마 연수원장

유행가 가사는 허공중에 낭랑거리면서 대중들의 가슴팍을 후벼 판다. 글자는 오선지 위에 걸쳐있지만 소리로 환생할 운명, 그래야 인기 온도계를 달군다. 그래야 노래가 히트되고, 오랜 세월 흘러갈 애창곡이 된다. 특정인이 이 노래를 즐기면 18번(애창곡)이 된다. 이런 노래를 설운도가 만들어서 미스터트롯 히어로 임영웅의 목청에 걸쳤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다. 이 노래는 2021년 3월 발표 후 지니·벅스·멜론 등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에 진입했다. 노래의 묵시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 당신은 나에게 소중하고 필요한 사람’이다. 연인이거나 배우자를 향한 상대방의 애절가(愛節歌), 임영웅의 별빛 같은 사랑은 어디에 계실까. 응답하시라, 임히어로 팬 카페 <영웅시대> 님들이여.

당신이 얼마나 내게/ 소중한 사람인지/ 세월이 흐르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당신이 얼마나 내게/ 필요한 사람인지/ 세월이 지나고 보니/ 이제 알 것 같아요/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당신은 나의 영원한 사랑/ 사랑해요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왜 이리 눈물이 나요//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당신은 나의 영원한 사랑/ 사랑해요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왜 이리 눈물이 나요/ 왜 이리 눈물이 나요.(가사 전문)

<별빛 같은 나의 사랑>은 뒤늦게 깨달은 사랑이다. 나를 믿고 따라 준 사랑인데, 얼마나 오랜 세월을 손을 잡고 같이 걸었을까. 뒤돌아보는 세월 자락에 왜 눈물이 그렁거릴까. 저마다의 사람은 6친4인(六親四人)의 중심에 서 있고, 살아가면서 세 사람의 귀인(貴人)을 만난다. 부모·배우자·친구(벗·스승·자식)가 여기에 해당 된다. 스스로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이 인생살이의 과정에 만난 귀인들의 은덕을 말한다.

《주역》(周易)에서도 인생의 변곡점마다 세 사람의 손님이 온다고 했다. 여기서 손님은 천지인삼재(天地人三才)인데, 하늘·땅·사람이다. 이것은 하늘이 정해준 시기(天時, 천시)와 땅이 베푼 환경(地利, 지리)과 그 시기에 마주하는 사람이다. 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인연이 있는데, 이는 선연(善緣)·악연(惡緣)이 있음이다. 인연(因緣)의 인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이고, 연은 그를 돕는 간접적인 힘이다. 인은 내 능력으로 내가 잘되는 요인이고, 연은 주변에서 도와주어서 잘되는 환경요인이다. 농사에서 씨앗은 인에 해당 되고, 씨앗을 뿌리고 거름을 주고 가꾸는 것은 연이다. 그러니 좋은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것은 신(神)의 영역이고, 좋은 관계를 유지해 가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 노래 속의 주인공들은 좋은 인연을 선연으로 가꾸어 가는 연인·배우자이다,

임영웅과 설운도의 인연은 미스터트롯에서 임영웅이 설운도의 <보랏빛 엽서>를 부르면서다. ‘보랏빛 엽서에 실려 온 향기는/ 당신의 눈물인가/ 이별의 마음인가/ 한숨 속에 묻힌 사연 지워보려 해도/ 떠나버린 당신 마음 붙잡을 수 없네.’이 노래를 영웅이 부르고 나서 설운도의 인기는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에 대한 보답으로 임영웅을 위해 노래를 선물한 것이다. 임영웅은 이 노래를 2시간 만에 녹음을 끝냈다. 이 노래 가사를 지을 당시 설운도는 아내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단다. 수십 년 살면서 묵묵히 말없이 응원해주는 아내 이수진은 설운도의 귀인이다.

1958년 해운대 출생 본명 이영춘. 설운도의 아내 이수진은 1980년대 충무로 영화배우이다. 그녀는 설운도와 결혼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버리고, 꿈과 이상을 설운도의 인생에 걸었다. 이수진은 <여자 여자 여자>를 비롯하여 <삼바의 여인> 등등 남편이 부르는 노래가사를 썼다. 이수진과 설운도는 우리나라 가수와 영화배우 커플 1호다. 1987년 어느 드라마 종연방송 자리, 설운도 옆에 이수진이 앉았는데, 그날 이후 설운도는 구애(求愛) 작전에 돌입한다. ‘초면에 실례지만, 정말 미인이십니다. 고향이 어디세요? 아이고, 저랑 같은 부산이네예. 제 신곡 나오면 들어주세요.’ 그리고 ‘수진씨, 우리 결혼합시다.’ 세 번째 만남에서 청혼한 사나이, 설운도. 이들 부부는 ‘설 그랜트& 드류 슈진’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 따온 것인데, 이 영화에 출연한 작곡하는 남자 휴 그랜트와 작사하는 여자 드류 베리모어의 이름을 딴 것이다. 설운도 노래의 80%를 그녀가 작사했다.

임영웅, 포천의 아들 임 히어로, 대한민국의 트로트계의 히어로. 그는 감동을 전하는 설교하듯, 말하듯이 노래한다. 1991년 포천 출생, 그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노래를 재해석하고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보랏빛 엽서>·<두 주먹>·<배신자> 등을 불러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영웅팬덤의 주인공이 되었다. 2020년 미스터트롯 진(眞, 1등). 포천 동남고를 거쳐 경복대 실용음악과에서 공부했다. 사랑의 콜센타에서는 <미워요>·<그 겨울의 찻집>·<나무꾼>·<일소일소 일노일노>·<상사화>·<그리움만 쌓이네>·<사랑의 미로> 등을 팬덤 곡으로 콜을 받았다. 영웅의 팬덤트로트는, 장적통성(長笛通聲) 시흉감장(始胸感長)이다. 길고 기~인 피리 관대(管帶)를 은근하게 통과하고, 비로소 그대의 가슴팍으로 후벼드는 기~인 감흥. 촉촉하게 베어드는 영웅의 가향(歌香), 날마다 피고 피어 가슴 활활, 화~알 활~. 임히어로 팬카페는 <영웅시대>다.

유차영 대중가요 평론가·한국콜마 연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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