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

한국 대통령은 아웃사이더가 당선되고 있다. 거슬러 올라가 보면 문재인ㆍ박근혜ㆍ이명박ㆍ노무현 모두가 정치적 기득권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었다. 현재 여ㆍ야 양 진영의 선두주자인 이재명과 윤석열도 기성 정치권과 구분되는 아웃사이더들이다. 이쯤 되면 한국 대통령의 당선조건으로 기성정치에 대한 비타협과 개혁의 기대감을 꼽을 수밖에 없다.

지금 이재명과 윤석열 지지율의 해석에서 제20대 대통령의 당선조건을 구할 수 있겠다. 보수ㆍ진보 각 진영의 지지 외에 중도적ㆍ중간적 지지를 포함하고 있는 수치다. 즉 여ㆍ야의 진영논리와 기성정치를 거부하는 국민들의 새로운 정치에 대한 욕구의 반영이자 기대인 것이다.

문재인 정권 위기의 본질은 민심의 이반과 통합정치의 결여에 있다. 통합정치는 광화문 촛불의 힘과 2017 조기대선의 이념이자 배경이었다. 촛불이 조기대선의 혁명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촛불에 참여한 다양한 계층들이 동일한 목표를 향한 지속성과 투쟁성을 유지한 결과였다. 한마디로 많은 국민들의 정치적 통합력이 촛불과 조기대선으로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켰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통합의 정치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윤석열의 윤봉길 의사 기념관 출정식은 일종의 대선출사표인 셈이었는데 출발부터 큰 것을 놓치고 시작되었다. 회심의 윤석열 정치를 보여줄 기회에 정치철학과 비전의 빈곤을 노출시키고, 그의 정치적 스코프와 스펙트럼이 국민의힘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전투적이어서 결정적 맹점이 있었다.

윤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적극적 공세는 보수층 결집과 전투력 향상에는 적절할지 몰라도 진영 간의 격렬한 싸움을 경멸하는 중도층의 지지확보에는 치명적인 독약이 될 수 있다. 특히 윤씨 집안으로서 정치적 상징을 갖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의 행사는 소위 태극기 부대 정도 되는 적극적 지지층들의 집결장소로서 우클릭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셈이었다. 보다 개방적인 열린광장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윤석열과 야권에 시급히 보충ㆍ보완될 것은 대통령 선거를 전쟁방식보다는 통합의 정치 스타일로 대전환시키는 것이고, 정권교체의 기회도 그 경우에 가능하다고 본다.

여권과 이재명에게도 ‘통합의 정치’는 정치력 복원의 절대적 지향 가치다. 정권교체보다 더 복잡한 정권재창출의 길을 열어갈 집권여당은 무엇보다 문재인 정권의 한계를 극복하고, 그로부터 자유로운 후보와 캠프가 탄생될 때에 첫걸음을 시작할 수 있다. 이념적 다양성 확보와 실용정치 강화를 하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것이 집권여당의 처지이기에 정권재창출 제1의 과제는 이념적 편협성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패권적 계파의 존재는 정당을 폐쇄적으로 운영하게 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참여를 막으며 종국적으로 정당이 국민으로부터 멀어져가게 한다. 새로운 사람들의 출입이 거의 없는 정당과 선거캠프는 변화에 약할 수밖에 없다. 비유컨대 코끼리 등에 올라타서 강을 건너는 각종 곤충과 벌레들이 있다. 정권재창출의 도강(渡江)에 있어서 문재인 정부의 기존 인사들의 부질없는 존재와 부각은 국민들에게 새로운 통합의 정치를 보여주는데 걸림돌이 된다. 이들의 자제와 통제는 정권재창출 성공의 기초적 조건이다. 이재명은 당내 계파정치의 폐쇄성을 극복할 수 있을까.

성장과 공정ㆍ기본소득 등 공약 못지않게 탈패권적 계파의 새로운 집권당 리더십 확립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공감대 형성, 정치협상력, 인사 및 조직력이라는 세 가지 통합의 정치능력이 이재명에게 있거나, 보완ㆍ보충해야 한다. 최근 전당대회 직후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에게 당 체질의 변화를 웅변하고 예고하기 위하여 소신 있는 의원들을 중용해보라 했더니, 친문 강성 지지층을 의식하는 곤혹함이 역력했다. 여권의 패권적 계파의 폐쇄성이 남아있는 한 정권재창출에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흔히들 2022년 3월 9일 대통령선거판이 여ㆍ야, 보수ㆍ진보 간의 전쟁터를 방불케 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정권교체와 정권재창출의 결정권자는 국민이다. 국민들은 나중에 대통령의 성공과 실패와는 별개로, 대통령선거의 순간과 찰나에서는 최상ㆍ최선의 인물을 선택해왔고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 한마디로 통합의 정치는 2022 대선에서 선택의 계명이 될 것이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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