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놀자, 국내 이커머스 1세대 인터파크 사업부문 인수
손정의 2조 투자 등 추정 기업가치만 10조 데카콘으로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야놀자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 사진/야놀자

모바일 숙박 플랫폼 야놀자가 국내 이커머스 1세대 인터파크를 인수하면서 업계에서는 향후 야놀자의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야놀자는 여행·공연·쇼핑·도서 등의 인터파크 사업 부문 지분 70%를 294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인터파크는 주 사업인 전자상거래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설립되는 신설법인 지분 70% 매각한다.

이번 인수전에는 야놀자를 포함해 여기어때와 글로벌 예약 업체인 트립닷컴 등이 경쟁을 펼쳐왔다. 야놀자는 당초 불참 의사를 밝혔지만, 매각가가 조정되면서 다시 인수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파크는 "야놀자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이후 매각 대상 사업에 대한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실사 종료 후 본계약이 체결된다"고 설명했다.

본 계약이 체결되면 인터파크는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와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 등 헬스케어·바이오 사업만 유지하게 된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사업부문 인수 후 전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 완료율이 높아지는 것에 맞춰 해외 여행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야놀자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여행 수요에 선제 대응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여행시장에서 한 단계 진일보할 수 있는 성장 엔진을 보유하게 됐다"며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야놀자는 최근 하나투어와도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여행상품을 야놀자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방안 등도 나오고 있다.

앞서 야놀자는 올해 초 재일교포 3세인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Ⅱ에서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 실탄을 두둑이 확보한 상태다.

이를 통해 야놀자의 추정 기업가치는 10조원 수준으로 치솟으며, 5년 전인 2016년 4000억원에서 약 25배 뛰었다. 스타트업에서 '데카콘 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야놀자는 단계적 일상 회복인 '위드 코로나'에 맞춰 인터파크를 활용, 국내에서 해외로 가는 아웃바운드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호텔망을 디지털로 연결하는 야놀자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야놀자는 현재 전 세계 170개국에서 3만개의 고객사에 60개가 넘는 언어로, 호텔 운영에 대한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R&D(연구·개발) 인재를 1000명까지 늘려 전체 임직원의 70% 이상으로 구성하는 등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야놀자가 공연 및 여행 부문에서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한 인터파크와 시너지를 누릴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인터파크는 1996년 6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터넷 쇼핑 서비스를 시작한 1세대 전자상거래 업체다. 창업자인 이기형 대표가 데이콤 재직 당시 사내벤처로 시작해 자회사 G마켓을 이베이코리아에 매각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이커머스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내 입지가 좁아졌다.

이후 공연 티켓 예매와 여행업 분야로 특화하면서 공연 예매 분야에서는 약 70%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계속된 코로나19 사태로 여행, 공연 분야가 직격탄을 맞으며 실적이 급감했다.

인터파크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1692억원으로 전년보다 7.1% 줄었고 1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됐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1조6603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8.9% 늘었지만 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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